치킨
너는 알고 있을까
존재만으로 누군가에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어느 새벽마다
세상을 깨우던 바지런함이
외마디 비명으로
운명의 테이블에 놓여졌다
그 고귀함을 씹어대며 고깝게
위로를 주고받는 사람들
내일 따위 공중에 휘발해버리고
망각 속에서 그들은 다시,
또다시 존재를 찾아
참 우습지
누군가의 울음이 때로는
누군가에 위로가 된다는 것이
그런 세상이야
타인의 비명에 안도를 얻고 누군가는,
잔을 맞대는 법을 알고
슬픔을 망각하는 법을 알고
그럼에도 기억하는 법을 알고
웃으며 아파하는 법을 알고
의미없는 약속들의 남발
너는 그렇게 스러져가겠지만
마침내 둘러앉은 너의 장례식장
성사된 약속에 드디어 웃었지
너는 알고 있을까
너의 장례식장에서 우리는
그렇게 의미를 찾아간다는 걸
오늘
그러니까 어느 새벽들 중 하루
할머니가 서있는 것을 보았어
어스름한 베란다, 마른 몸, 그림자
가만 아래로 굽은 시선
치킨을 안 먹는 당신이
웬일로 치킨을 시켰고
마지막으로 손녀와 치킨을 뜯던 그 밤을
고스란히 품은
새벽녘의 울음소리
#시 #시와 이야기 #시하나 #히스토리하나 #Heestory_HANA
#먼지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