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이 차오르는 그 날까지
프로베이션 한달 차, 핵심 미션 중 하나인 미니 강의가 끝났습니다.
대학시절에도 이렇게 안 했던 조별 과제를 아주 길게 혼자 하는 기분이었어요.
주제선정 = 본인, 자료 조사 = 본인, PPT 만들기 = 본인, 발표 = 당연히 본인. 외주없이 ㅇㅇ 모두 본인이.
조별 구성원 네댓명이 모이면 그 중에 또라이 한 명은 꼭 있다고들 하잖아요. 근데 저는 제 안의 또라이 네명과 함께 조별과제를 했네요.
언어를 정돈하는 행위가 구성원의 동기유발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결코 쉽지 않은) 주제로 부끄럽지만 팀원들 앞에서 한시간 남짓 발표를 해보았습니다. 나? 영어(를 빼야하는)영문학과 출신. 하... 뭔가 승부욕과 구미는 당기는데, 이 답정너 같은 주제를 도대체 어떻게 요리를 해야하나?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당연히 동기부여가 되겠지!! 그게 우리 회사가 하(라고 하면 해주)는 일이니까!!"
언어학과 기호학까지 논문을 읽어보며, (그...이미 제 마음은 여러번 꺾였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고그래서 그냥 해 버렸습니다. 그래도 자료 조사하면서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고, 평소에는 시도 해보지 않았던 관점에서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사실 '언어 정돈'을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실제 머릿 속에는 정돈되지 않은 생각들이 더 많았고 새벽 3시까지 슬라이드 순서 정리하고,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같은 PPT로 발표를 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버벅임을 귀엽게(?) 여겨주신 팀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몇 개 넣었는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시고,기대 이상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감사 할 따름입니다. (과연 진심이셨던걸까?)
그런 의미에서
다음 미니 강의는 더 열심히 준비해보도록 할게요. 그런데 큰 일 났네요, 제 밑천을 거의 지하 30층까지 끌어당겨서 써버렸는데 어쩌죠. 하지만 괜찮아요.
밑빠진 독이라도 열심히 부으면 언젠가는 차오를 날이있겠죠.
기업의 조직문화와 철학을 기록하는 인터널 브랜딩 회사에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