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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Oct 11. 2022

일기-2

일기를 쓰기로 했다

뭐라도 쓰고 싶다. 일기를 써보기로 한다.

<수많은 바닥을 닦으며>에 영향을 받았고,

작은딸로부터 "엄마. 책 말고 일기 쓴 건 없어?"라는 말을 들은 영향이다.

늘 누군가의 덕을 입는다.

10/10

남편과 유리창 닦은 것 외에 한 일이 없다.

간단 샤브샤브도 해먹긴 했다.

저녁 뭐 먹을까?

한 일이 없는데 먹어야 할까?

유리창 닦았잖아.

아. 그렇지.

달걀후라이 2개 양배추 포도주 반잔과 복숭아 한쪽

콩국물, 요쿠르트에 슬라이스아몬드,

복숭아 3쪽

이전에도 그랬지만 정말 뉴스 접하고 싶지 않다. 김정은 연이은 미사일 발사

우리군은 더 많은 대응을 했다나?

그게 자랑이니?

그런 일이 없게 했어야지.

병역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들이 호전적이다.

그런데 실로 그렇지만도 않은 세상이다.

10/11

왠 일인지 잘 잔다.

2시면 잠이 깨어 서성거렸는데, 어제도 오늘도 5시가 다 되어 깼다.

수면의 어려움을 오랫동안 겪으면서 알게 된 게 있다.

아파도, 슬퍼도 잠을 잘 잘 수 있다면,

어려움을 훨씬 더 잘 이겨낼 수 있다.

그런데 일어나질 않고 누워있다.

이래도 되는 건가?

이래도 되는 거겠지!

읽기도 쓰기도 하지 않고 노는 것도 괜찮겠지?

또 읽고 쓰게 되겠지?

그럴 수 있기를!

7시 반이 되어 일어나 커피를 마신다.

깨끗하게 닦인 유리창 밖으로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창릉천변.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다.

읽고 쓰지 않아도,

세상을 보며 아픈 세상, 고통받는 현실에 공감하고 질문이 끊이지 않으면 충분하지 않을까싶다.

엄기호 선생에게서 언젠가 들은 말을 간직하고 있다.

답이 같은 사람들과는 함께 할 수 없지만, 질문이 같은 사람들과는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

애초에 정답이란 없지 않은가.

있을 수 없는 정답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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