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by 조희선

12월 8일

어디에도 집중할 수 없다. 페이스북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생각이 맞는 곳에 '좋아요'를 누르고,

욕을 하며 조금이라도 화를 누그러뜨려 본다.

그리고 마비된 지성을 떠올린다.

12월 3일 회전근개파열봉합술을 하고 6일째다.

이 기간만으로도 팔 관절이 굳는다. 수술 부위 통증도 유지되지만, 관절이 굳고 근육이 굳음으로 인한 통증은 견디기 힘들다.


1월 6일까지는 단 1분도 예외없이 보조대를 달고 있어야 한다. 2주 뒤 샤워가 가능히지만, 그때도 팔 보조대 대신 뭔가에 의존해야 한다.

머리는 미장원에 가서 감는다.

잘때는 이불을 둘둘 말아 상체를 높인 채 자야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깊은 잠은 불가하다. 심하게 아프면 별수없이 일어나 얼음팩을 매달고 누워야 한다.

5년 전 반대편 어깨에 같은 수술을 받은 후의 기억을 떠올린다. 보조대를 떼어내고 재활을 시작하면서 겪은 새로운 통증. 어깨 만의 통증이 아닌 전신의 통등이다.

몸의 한 기관이 움직이지 못함으로 이어지는 전신의 어긋남. 그로 인한 통증이다.

적어도 6개월은 힘들고 1년은 되어야 통증에서 벗어난다.


수술 후의 자연스러운 통증 외에 나를 칮아온 고통은 전신마취 후유증으로 찾아온 변비다.

전신 마취로 장기가 마비되고, 회복이 더디면서 찾아오는 건데, 나는 이 부분부터 좀 유난스러운 편이고, 어쩌면 통증과, 근육 통증에 누구보다 예민한 편이다.


결국, 이 모든 게 마비의 문제다.

(물론 체질 문제가 있겠으나)

나는 그동안 몸을 잘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움직여 지금까지 앓은 여러 문제를 일으켰고, 이번 수술로 겪고 있고 당분간 지속될 이 어려움도 뭔가를 사용하지 않음에서 기인하는 마비의 문제다.


오늘 국민의 힘, 윤석열,

전광훈 류의 인간들이 마비된 지성을 이용해 우리 모두에게 고통을 안기고, 키워 나간다.


지성을 마비시키지 말자.

나 또한 몸을 움직여야 한다.


제주와 4.3을 좀 더 알아야 할 듯 해, 《제주도우다》 (현기영,창비)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오늘 설교자라면,

어떤 설교를 할까?


옳은 걸 옳다 하고,

틀린 걸 틀린다고 말할 수 없다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이 안 된다면,


차라리,

설교자 아닌,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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