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실습생1
실습생의 사전적 의미는 이미 배운 이론을 토대로 하여 실제로 경험해보고 익히는 학생을 뜻한다. 기업의 인턴, 파트타임의 수습기간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유아교육학개론, 영유아발달, 유아사회와 음률, 체육 등 기타 전공을 배운, 어느정도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비록 1살 차이지만 보는 눈에 따라 귀엽다고 느끼는 후배를 보며 나름의 2학년의 선배미에 취한 유아교육과 2학년 학생들은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후 실습을 나간다.
필자의 학교는 지역별로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유치원을 목록화해서 학과게시판에 공지한다. 그리고 대대수의 학생들은 그 목록에 있는 유치원 중 집과 가까운 곳에 지원한다. 목록 중 아무리 찾아봐도 도저히 집 근처 유치원이 없거나, 실습을 이미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집 근처라도 가고 싶지 않은 유치원이 있는 등의 선택지가 좁은 실습생의 경우, 학교와 연계되지 않은 유치원이라도 내가 실습하고 싶은 유치원에 전화해서 실습생을 받아주는지 여부를 물어 실습 유치원을 직접 찾는 경우도 왕왕 있다. 보통 사전 실습지가 바로 본실습, 사후실습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신중하게 고르길 바란다.(친한 선배가 있다면 유치원에 대한 정보를 꼭 물어보고, 동기와 공유하길 바란다. 동기사랑 나라사랑 – 이를테면 도입, 전개, 마무리마다 교구를 직접 만든다거나, 행사가 많다거나 기타 등등)
팁을 하나 적자면, 학교와 자매를 맺은, 즉 교수님과 안면을 튼 원장님의 경우, 실습지에서 취업처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후실습 때 실습 담당 교사가 졸업하고 취업을 바로 할지, 어디로 할지 물어보는데, 이는 일종의 스카웃 제의이니 만약 이 유치원에 실습하고 싶다면 ‘바로 취업할 생각이고, 근처에 어떤 유치원이 있는지는 잘 모른다.’라고 이야기하고, 이 유치원은 실습지로만 남기고 싶다면 ‘공부를 조금 더 할 생각입니다.’라고 둘러서 거절하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유아교육과는 사전 실습, 본 실습, 사후 실습으로 총 3번 실습을 한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사전과 사후는 한 학기동안 매주 하루는 유치원에 출근하고, 나머지 4일은 등교한다. 본실습은 학기 중간에 한 달동안 유치원으로 출근한다.그리고 보육실습과 유치원 실습은 따로 있는데, 만약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지 않으면 유치원 실습만 6주동안 채우면 된다.
*지금은 개편되어 선택이지만, 필자의 경우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도 졸업요건 중 하나여서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직장어린이집처럼 교사 복지가 좋은 어린이집을 가고자 할 경우, 보육교사 자격증이 필수조건이니, 잘 생각해서 판단하길 바란다.
자, 이제 중요한 실습지를 정했으니, 실습 준비물을 정리해보자.
앞치마
덧신
텀블러
작은 수첩과 볼펜
전용 가위와 풀, 글루건
새콤달콤과 같은 몰래 먹어도 티 안나는 간식
앞치마는 수납공간이 충분한 주머니가 달린 것이 좋다. 작은 간식과 작은 수첩, 볼펜은 항시 대기 중이어야하기 때문이다. 간식은 당이 떨어질 일이 수시로 있기 때문에 대기해야 하고, 수첩과 볼펜은 퇴근하고 일지 평가란에 써야하기에 하루 일과 중에 내가 기억에 남는 일화나 담임 선생님이 하는 말 등을 적어야 한다. 만약 내가 수업을 준비한 날이라면 담임 선생님의 피드백도 적어야 하기에 주머니에 들어갈만한 크기의 작은 수첩과 볼펜은 꼭 준비해야한다.
유치원에도 물론 가위와 풀, 글루건이 있다. 하지만 담임 교사들도 이러한 물건은 개인적으로 구비해서 이름표를 붙여놓고 쓰기에 실습생이 빌려서 쓰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리고 실습생은 수업이나 행사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에 기본적으로 내가 쓸 가위와 풀, 글루건을 준비하는게 나도 좋고 너도 좋고, 모두가 좋다.
그리고 실습을 처음 나가기 전, 실습생은 실습지에 방문해서 관련 서류를 드릴 겸 인사하러 가는데, 보통은 언제 원에 방문할지 전화를 드린다. 이때 가급적이면 원생들이 하원한 4시~5시 사이에, 혹은 점심시간인 12~1시에 유치원에 전화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뚜르르, 떨리는 신호음이 끊기는 순간, 수화기 너머로 ‘안녕하십니까, OO유치원입니다’라는 인사말이 나오면, ‘안녕하세요, 다음주부터 OO유치원에서 실습할 OO대학교 유아교육과 2학년 OO입니다. 통화 가능하세요?’라고 여쭤본 후, 실습 전 인사드리기 위해 유치원에 방문할 예정인데 언제가 편하신지 여쭙는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공손한 목소리로 서로 통화를 마친 후, 본격적인 실습이 시작된다.
*필자가 실습했을 때는 식대를 유치원에 내고 했다. 이 부분은 꼭 확인하기 바란다.
실습생은 보통 유아의 놀이와 담임 교사의 수업을 관찰한다. 놀이시간엔 유아와 함께 놀이를 하고, 활동시간엔 담임교사를 보조해 도움이 필요한 유아가 있으면, 활동에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때 팁은 어느 곳의 실습생, 인턴, 수습생과 같이 엉덩이가 가볍고 담임교사의 시선을 좇으면 센스있는 실습생이 될 수 있다. 가령, 담임교사가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하다가 문득 창문을 바라본다면, 창문 너머 경적 소리가 신경쓰여서 바라본 걸수도 있으니 조용히 창문을 닫아주면 센스 만점 실습생이 될 것이다.
제일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들을 지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장난감으로 싸우는 유아가 있다거나 간단하게 지도해야할 상황을 분명히 마주칠 것이다. 그때는 섣불리 다가가기보다 상황을 유심히 관찰한 후 담임교사에게 인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이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지도한다면, 담임교사의 시선에선 월권으로 비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뿐더러, 혹여나 아이의 부모가 알게 될 경우, 임용 교사가 아닌 학생이 지도한 부분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절주절 이야기하다보니 벌써 시계바늘이 오후 9시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간다. 공진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니 6주동안 실습생은 무엇을 해야하고, 또 어떻게 수업을 준비해야하는지 다음편에 이어서 이야기 하겠다! 다들 공진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