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권태기가 찾아왔다. 벌써 3개월도 더 된 일이다. 웬만한 여자보다도 더 예민함을 자랑하는 나는 그걸 금세 알아차렸다. 아니, 모를 수가 없었다고 하는 쪽이 더 맞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 못 채고 지나가는 남편들이 정말 많겠지만. 이왕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했으니, 조금 옆길로 새는 것도 괜찮겠다. 이렇게 권태기가 왔을 때, 아내는 남편이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좋을까, 아닌 쪽이 좋을까. 정답은 없다.(정답이 아예 없다는 뜻) 알아차리면 알아차리는 대로 또 싫어하고, 그렇다고 모르면 모르는 것이 더 서운하다. 그래서 권태기인 것이다. 내 경우에는 알아차리고 대화를 해 보려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 아내가 거부했다. 본인에게 찾아온 권태기라는 불편한 감정을 자신도 모르는 척 지나가고 싶은데, 내가 굳이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마도 싫었던 것일 거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은 기다려 보는 쪽을 택하려고 했다.
결혼은 두 사람만 잘 만나서 잘 살면 되는 것일까. 한국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당장 내 경우에도 그렇다. 아내의 권태기에 내가 기다리지 못하고 반응하게 된 것은 바로 가족모임 때문이었다. 아내의 권태기가 시작되고 몇 주 되지 않아 어버이날이 있었다. (생각보다 우리 부부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양가가 모두 지방인 우리는 각자의 부모님댁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했다. 모든 아내가 그렇듯 아내도 친정에서 하루 자고 오고 싶어 했고, 나는 불편했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주가 흘러 우리집에 가는 날이 되었다. 자고 오는 것도 아니었고, 내려가서 식사만 한 끼 하고 오면 되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일이 터졌다. 아내가 권태기인 티를 너무 내는 것이었다. 결국 안절부절못하던 나는 저녁까지 먹고 가라는 부모님과 동생 내외를 뒤로 하고 먼저 우리집으로 출발했다. 그래도 우리 부모님이나 내 동생은 나만큼 예민하진 않고 좀 둔감한 편이라 별일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그런데 그러기엔 아내가 너무 티를 냈다. 어머니며 동생이며 다들,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둘이 싸웠냐고 물어왔다. 아무 일도 없다고 대답했지만, 무척 화가 났다. 아내의 권태기였기에 나는 처가에 가서 더욱 살갑게 대했던 까닭이다.
"남편은 우리집에 와서 잘했는데, 내가 잘못했지."
큰 싸움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결국 기다리고 참아왔던 나도 폭발하고 말았다. 당분간 양쪽 집 어디에도 가지 말자고 선언했다. 마침 8월 중순까지는 양가에 별다른 행사도 없었다. 나는 예전처럼 아내를 차분하게 기다리지 못했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였고, 이제는 나도 상한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내의 권태기는 계속되었다.
술이란 무엇인가. 나도 술자리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맛도 없는 그것을 왜 그렇게 비싼 값을 주고 마셔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권태기가 이어지면서 아내는 점차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다. 감정이 상했던 내가 조금씩 풀려가던 어느 날이었다. 나도 후배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자정 가까이에 집에 들어왔는데, 깜짝 놀랐다. 아직도 아내가 들어오지 않은 것이었다. 조금 기다리고, 기다리고, 그러다가 결국 새벽 2시가 되었다. "이제 집에 아예 안 들어올 건가 보네?" 그날 아내는 새벽 3시가 다 되어 들어왔다. 6월 한 달에만 그런 일이 매주 반복되었고, 마지막에는 내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집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결국엔 실갱이하다가 아내는 집에 들어왔지만, 결혼하고 3년만에 처음으로 우리는 '법원'이라는 단어까지 입에 올렸다. 매주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이번에는 나의 감정이 극도로 상해 있었다. 그럼에도 웬만하면 말은 아예 하지 않으려고 했다. 결국 상처를 주고 좋지 않은 말만 하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그런데 마지막에는 나도 참지 못했다. 그날 나는 지난 두 달 넘게 쌓였던 화를 아내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그렇게 끝이 날 수도 있었다.
결혼이란 무엇인가. 결혼은 두 사람만의 사랑으로 결합되는 관계가 아니다. 거기에 법적 구속과 책임이 뒤따른다. 그리고 양가 가족들도 거기에 덧붙게 되고, 또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이 무슨 꼬리표처럼 붙어다니게 된다. 결혼이라는 선언을 함으로 인해, 사실 그것을 깨뜨리고 헤어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연애와는 달라서 결혼에는 가족이라는 굴레가 씌어진다. 나 또한 그랬다. 4월부터 오뉴월 내내 쌓인 화로 아내와 완전히 갈라설 것처럼 나섰고, 아마 우리가 결혼이라는 법적 테두리 안에 있지 않았다면 정말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내와 나는 가족이었고, 마지막에는 나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아내와 나는 한 차례의 폭풍우 뒤에 봉합을 했다. 여전히 각방을 쓰는 채로.
그것은 화해가 아니라 봉합이었다. 우선 나는 막상 관계를 봉합하고 나니 후회가 되었다. "아, 헤어졌어야 했는데 잘못했구나! 우리는 맞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더 문제는 지난 두세 달 동안 쌓인 감정에 있었다. 나는 그 기간 동안의 서운한 감정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나름대로 아내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나는 거기에 겨우 장단만 맞추어 준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서로에게 감정이 쌓여 가던 와중에 별것 아닌 일로 다시 다툼이 생겼다.
아주 사소한 데에서 생긴 다툼이었다. 아내의 친구들이 집들이를 오기로 해서 내가 낮 동안 집을 비워주기로 했다. 혼자 제주도에 휴가 가 있는 동안 친구들을 오라고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일정이 다음 주로 미루어졌고, 그래서 나는 그다음 주에는 지방에 있는 친구들을 보러 가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일정이 괜찮다고 했지만 다시 또 변경되었다. 결국 내게 아무일도 없는 상태에서 아내의 친구들이 집들이를 왔고, 나는 동네 카페에 가 있겠다며 집을 나서기로 했다. 아내는 전날부터 친구들이 집에 온다고 대청소에 열심이었다. 이사 오면서 처남(참고로 나는 성평등적 호칭을 위해 처남이라고 호칭하지 않는다.)이 사준 스팀 청소기도 거의 반년만에 처음 써 가면서. 혼자 청소하는 것이 아내는 불만인 것 같았지만 나는 나대로 '내 집을 내가 왜 비워줘야 하는데? 내가 이 사람과 계속 살지 안 살지도 모르는데?' 하는 생각에서 불만이었다. 한 번도 내 친구들을 집들이한다고 아내에게 집을 비우라고 한 적이 없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아내 친구의 집들이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정오에 집에 와서 네다섯 시부터는 이제는 집에 가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결국에 아내 친구들은 여섯 시가 넘어서야 돌아갔다. 나도 하릴없이 여섯 시 넘어서까지 밖에서 빈둥빈둥 시간을 때우다 들어가야 했고, 결국 나와 아내 모두 감정이 엄청 상한 채로 그날 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나의 예민함이 문제였다. 어떻게 보면 아내가 조금 기분이 상했더라도 다른 남편들처럼 모르거나, 모르는 척했다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뭐가 그렇게 기분이 나쁘냐'며 말을 걸었고, 아내는 아내대로 "너는 왜 요즘 집안일을 안 하냐?"며 불만을 제기했고, 나는 나대로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봉합되어 있던 관계는 결국 이렇게 터진다. 아내와 나는 한 침대 위에서 서로 무척이나 냉정한 말을 주고받았고, 이대로 가면 거의 갈라설 태세였다. 그런에 여기에서 나는 깜짝 놀라고 만다.
"세상에 시댁 가서 한 번 권태기인 티 냈다고, 술 먹고 몇 번 늦게 들어왔다고 쫓겨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이것이 오늘 내가 이 긴 글을 쓰게 된 이유다.
결혼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결혼을 왜 하는가. 나는 삶에서 결혼은 어떤 목표도 아니요,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과정이나 숙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은 결혼하지 않는 청년들도 많지 않던가. 우리는 왜 결혼을 하는가. 결혼함으로 인해서 결혼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행복할 것 같기 때문에, 내가 저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 아닌가. 내 생각에 결혼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이혼 또한 마찬가지다.
이혼은 그 누구에게 내리는 처벌이 아니다. 결혼과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더 행복할 것 같아서 결혼했다면, 이혼함으로 인해서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면, 이혼도 나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날 아내와 내가 극심한 의견의 대립을 보이면서, 아니 최근 몇 개월간 아내의 권태기를 거치면서 나는 아내와 나의 성격이 너무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오늘도 느끼고 있고), 이것을 서로 극복하려고 노력할 생각이 없다면 마음 편하게(그렇다고 그것도 편하지는 않겠지만) 헤어지는 것은 어떤가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나로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잘 살고 있었고, 나름대로 아내가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고 더 좋은 쪽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권태기라는 것이 찾아왔다. 돌이켜보면 나라고 권태기가 아예 없었겠나. 그러나 나는 권태기라는 것이 찾아왔어도 아내에게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아내가 나보다 훨씬 둔감한 편이라서 그로 인한 문제 같은 것은 없었다. 아마 아내는 지금도 생각할 것이다. '너가 진짜 권태기가 언제 있었겠냐. 그냥 하는 말이겠지.' 하고. 심지어 그조차도 가능하면 둘만의 문제로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처가나 우리집에 가서도 최대한 조용히 넘어가려 했지만 결국 그렇지 못했고, 이후에는 아내가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과정에서도 감정이 무척 상했다. 부부란 관계이기 때문에 그 중간에 나도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으로 각방을 썼다가 며칠 가지 않아 대화를 하면서 방을 합치고는, 아내에게 권태기로 힘들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어떠냐고 하기도 했고, 이후에도 아내가 음주로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반복되면서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지만, 한 번 (결혼을) 다녀온 선배가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 한다.'는 말에 다음 날 바로 마음을 고쳐먹고 화해하려고 손을 내민 적도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법원에 가자'는 이야기까지 했던 다음 날도 아내에게 차분히 잘 이야기해 보자고 하고, 결국 대화로 풀었고. 문제는 내가 이 과정에서 '이제 나는 하는 데까지 다 해 봤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가만히 있다가 아내에게 권태기가 찾아왔다는데, 나로서는 노력도 할 만큼 해 보았다고 한다면 할 말은 다한 것 아닌가. 나는 아내에게 '나는 더 이상 노력할 생각이 없다. 너가 노력해 보겠다면 그것조차 거절하진 않겠지만, 너도 잘해 볼 생각이 없다면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또 그 와중에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우리가 앞으로 화해해서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늘 너와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머릿속에 담고 산다.'고도 이야기했다. 이것은 모두 진심이었다. '가정이 평화로워야 모든 것이 평화롭다'는 말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맞는 말이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기 때문에 늘 아내와 가정 문제로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지난 몇 달 동안 무척이나 스트레스였다. 아내는 '너가 예민한 걸 왜 내 탓하냐?' 고 말했지만, 위에 말한 대로 나는 그런 내 성격을 고칠 생각이 없었다. 맞으면 맞는 거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예민한 성격에도 지난 3년은 별일 없이 잘 살지 않았는가. 아마 갈라선다면 그 과정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이겠지만, 그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 시간만 지나면 대신 평화가 찾아올테니.(아마 브런치도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런데 아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혼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우리는 아내가 먼저 나의 지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일단은 화해하였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아내에게도 그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닐 것이며, 또 잃어버린 믿음을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우리는 일단은 서로 조심하고 노력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잘 모르겠다. 나는 어쩌면 이것이 지난 한 달 넘는 시간처럼 쓸데없는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럴 확률이 높다고 본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부부 관계라는 것이 누가 꼭 옳고, 누가 꼭 그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적당히 잘 맞추어서 살아야 하는 부분인데, 우리는 둘 다 그런 노력을 할 의지가 별로 없다. 아니, 어쩌면 사랑이 식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결국 지금은 어떻게 봉합해서 넘어갔지만,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나는 분명히 '갈라서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냐고. 결혼했기 때문에. 결혼이란 무엇인가. 결혼이 가져다주는 굴레가 있다. 법적인 굴레, 가족으로서의 굴레,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끝끝내 그걸 버리지 못하는 사회적 체면의 굴레.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쿨해졌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사람들도 결코 그 과정을 그렇게 속시원하게, 단칼에 해치우지 못했다. 결혼은 굴레를 씌우는 것이기 때문에 연애와는 또 다르다. 심지어 연애조차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그 부모님이나 친구가 개입된다면 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일진데.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하지 못했다. 결혼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한 선택이 아니냐는 것을. 그렇다면 이혼이란 무엇인가. 이혼은 결코 너를 벌하거나 벌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혼 또한 우리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선택일 뿐임을. 나는 아내에게 당신도 나와 헤어짐으로 인해 더 자유롭게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지만, 사과하면서 화해하자고 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로 분위기를 깨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놀랐다. 아내가 이혼을 벌받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는 것에서. 오히려 나는 요즘 시대에는 이혼이 남성에게 더 굴레와 족쇄가 되고, 여성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을 수는 없겠지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여담으로 하는 말인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과 내가 잘 맞지 않아도, 내가 늘 손해보는 것 같아도 그 관계를 지탱하고 유지시켜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한편으로는 한 사람만의 사랑으로 그 관계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서 부부 관계라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아내는 이번에 꽤나 놀란 듯하다. 부부는 이렇게 헤어지고 나면 남남이라는 사실에서. 부모와 자식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실은 나도 놀랐다. 내 인생에 그런 일은 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생각과 오랜 고민 끝에 얻은 답이란.
사람의 인생에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우리는 살아만 있다면 어떤 가능성이라도 가지고 있다. 는 것이며,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불행함을 참고 견뎌가면서까지 유지해야 할 관계라는 것이 과연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혼도, 이혼도 모두 다 우리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선택이다. 이혼은 결코 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