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의 상식

상식적인 사람은 누구?

by 송송

"이 작품은 3.1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3.1운동이 뭔지는 알고 있겠죠?"

"h야, 3.1운동에 대해 이야기 해줄래?"

"그게 뭔가요?"


"3월 1일에 했던 무슨 운동 있잖아."


"저는 안 했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 문학 시간에, 실제 학생과 했던 대화이다. 꽤나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재미도 있었던 에피소드라 두고두고 교무실 선생님들과 공유를 했더랬다.


수업을 하다 보면 교과 지식 차원을 떠나 나에겐 너무 상식적인 것들을 아이들이 모르는 경우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요즘 아이들 무식하다는 둥, 큰일 났다는 둥 호들갑을 떨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나 또한 아이들 세계에선 '상식'인 것들을 모를 때가 너무 많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르는 내용을 대놓고 물어보면 당황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설명을 해주곤 한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2위를 휩쓸었다는 지금도, 멤버들의 이름은 커녕 몇 명인지도 가물가물하다. 아이들이 보기에 나는 얼마나 '비상식적'인 교사일까?

상식에는 위계가 있을까.

3.1운동보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이름이 더 하위 상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의 아이들은 우리 세대에서 '보편적 상식'이라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너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검색어만 넣어보면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니.

반면,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우리 세대보다 훨씬 깊이 있게 알고 있다. 이것도 당연하다. 인터넷 세상엔 검색을 하면 할 수록 관련된 분야의 내용들이 줄줄이 엮여 나오는 세상이니.


'미래엔 사람들이 전화기를 들고 다닐 거야'라고 학교에서 배웠던 세대와,

모두가 손에 전화기를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는 세대에 태어난 이들이 보는 세상이 어찌 같을 수 있으랴.


서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만, 소통이고 교육이고 가능할 것이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혀를 끌끌 차는 순간 나는 꼰대가 되는 거라고 다시 되내어 본다. 꼰대 교사는 정말 되고 싶지 않지만, 진짜 꼰대는 자기가 꼰대라는 생각도 못할 것이기에 스스로 자꾸 경계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꼰대로 가는 길목에 슬그머니 발을 들여 놓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세리, 코미디언이잖아."

마음을 다잡고 있지만 2013년생, 둘째 아이의 발언에, 오늘도 흠찟 놀라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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