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우 Apr 07. 2019

[세계 음식] 멕시코 번외

메즈칼(메스칼)과 카페데오야(Café de olla)

멕시코 시리즈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멕시코의 이야기들이 있어 번외 편으로 찾아오겠다고 말했었는데요. 드디어 오늘, 준비한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2월에 멕시코 시리즈를 끝낸 뒤, 바로 멕시코 번외 편 이야기를 올리고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려고 했지만.. 일이 너무 바빠서 글을 쓸 여유가 좀처럼 나지 않아 오늘에서야 번외 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번외 편에 넣으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제가 관심 있던 커피 이야기 그리고, 데킬라 부분에서 하고 싶었지만 분량 상 제외했던, 그리고 추천받았던 이야기인 메즈칼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봤어요.

멕시코의 전통적인 커피의 형태인 카페 데 오야 (Café de olla), 그리고 메즈칼 혹은 메스칼에 대해 낯선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준비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멕시코 번외 편 메즈칼과 카페 데 오야 이야기 시작해볼게요!





첫 번째, 메즈칼(Mezcal) 이야기입니다.


메즈칼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메스칼 혹은 메즈칼이라도고 하는 이 술은 멕시코의 전통주 중 하나입니다.

간단하게 메즈칼에 대해 정의해보자면, Agave(용설란)로 만든 발효 술(풀케)을 한 번만 증류한 술을 말합니다. (풀케가 무엇인지 모르신다면 멕시코 술 이야기 편을 참고해주세요. 메즈칼을 만들기 위한 풀케는 데킬라를 만들기 위한 풀케와 차이가 있어요. 그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할게요!)

한 번만 증류한 술이라고 생각해보면 뭔가 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전통주의 관점이나 직접 만든 술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데킬라는 산업적으로 만들어진 술, 메즈칼은 전통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용설란의 맛과 향이 살아있어 진하면서도 다른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술입니다.

이런 메즈칼은 데킬라와는 완전히 다른 술은 아니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데킬라를 대체할 수 있는 술이라고 말하기는 아쉬운, 가치가 높은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메즈칼에 관한 짧은 소개 영상 하나 보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Mezcal in :60 - Liquor.com


위의 영상에서 보셨듯이 메즈칼은 데킬라와 다르게 특색이 있는 술입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차이가 데킬라와 메즈칼의 맛의 차이를 주며, 법적으로 메즈칼이라는 술을 만드는 기준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메즈칼로 유명한 지역이 있습니다. 메즈칼을 만드는 대표적인 지역은 멕시코의 오악사카(OAXACA) 또는 오하아까(단순히 발음의 차이입니다^^)입니다. 오악사카는 메즈칼을 만드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메즈칼을 퀄리티가 높은 메즈칼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https://www.flickr.com/photos/ilf_/30232655822/


여기서, 메즈칼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가장 중요한 이유인 메즈칼과 데킬라 비교를 해볼까 해요.


메즈칼과 데킬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위에서 짧게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장 큰 차이점은 아가베 시럽에서 만들어진 발효주(풀케)의 증류 횟수의 차이입니다. 메즈칼은 한 번만 증류한 것, 데킬라는 두 번 증류한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증류하기 전에 만들어진 발효주인 '풀케'를 만드는 방법에서 그 차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Burn agave - Mezcal (좌 ⓒ mezcalphd.com/category/mezcal-101 || Baking agave - Tequila (우 ⓒ WIKIPEDIA

지난 술 이야기에서 말씀드렸듯이 알코올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가베에 있는 당을 발효성 당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열을 사용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지난 이야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사진은 메즈칼을 만드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Agave(용설란)을 태우는 것 혹은 굽는 것입니다. 이렇게 땅을 파서 Volcanic Rock과 함께 용설란 괴경을 넣어서 구워주게 됩니다. 이렇게 Volcanic Rock과 함께 언덕 모양으로 만든 뒤 겉에는 용설란 섬유질을 덮어 천천히 태워주면 됩니다. 이 과정이 오븐에 아가베를 구워서 풀케를 만드는 데킬라와 가장 다른 점입니다.

메즈칼을 만들기 위해 아가베를 태운 뒤 잘린 아가베 섬유질을 5일에서 10일 정도 발효하면 8%의 알코올을 함유한 용액을 만나게 됩니다. 이 알코올 용액을 한 번 증류하면 36%에서 45%의 메즈칼이 완성됩니다. 증류하는 과정에서는 현대적인 방법으로도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Clay Pot(예를 들면, 도자기 같은 것)에서 증류하면 더 좋은 메즈칼이 완성됩니다.

또한, 데킬라를 만들 때는 특정한 아가베 종류인 Blue Agave만을 사용해서 만들지만, 메즈칼의 경우 30개의 다른 아가베 종류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아가베 중에는 야생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가베가 있는데, 이런 아가베를 이용해서도 메즈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데킬라와 다르게 만들어진 메즈칼의 맛은 어떨까요?

먼저 메즈칼도 데킬라와 같이 숙성 시간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은 동일합니다. 블랑코, 레포사도, 아녜호로 구분됩니다. 특징적으로 구분되는 메즈칼의 맛은 훈연된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가베를 태우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향을 통해 독창적인 맛을 만나게 됩니다. 향은 맛을 구성하는 특성 중 하나입니다. 향은 맛 성분의 바탕 위에서 빛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메즈칼의 특징적인 향은 색다른 맛을 부여합니다. 


flickr / Scorpion mezcal ⓒfoodpersuasion | flickr / Mezcal Mule ⓒSteve McClanahan

그리고 메즈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주 색다르고도 독특한 점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메스칼 안에 들어있는 벌레입니다.


메즈칼에 대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메즈칼에 들어있는 벌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벌레를 안 좋아하고 혹시 불쾌감을 느끼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해 작은 메즈칼 사진을 준비해봤어요.

메즈칼에 벌레가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실수로 들어갔다는 설도 있고, 벌레를 넣은 메즈칼의 맛이 좋아 계속 넣게 되었다는 설, 정력에 좋아서 넣었다는 설, 술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파악하기 위해 넣었다는 설 등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메즈칼에 들어간 벌레는 용설란에 붙어사는 유충이며 그 외에는 전갈 등도 넣는 등 색다른 메즈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메즈칼에 벌레가 들어있어서 비위생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최근에 만나볼 수 있는 메즈칼은 모두 일부러 넣은 벌레이니 안심하시고 드셔도 문제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번외 편의 하이라이트!
멕시코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멕시코 여행을 통해 메즈칼 투어를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이 포스팅에 대한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메즈칼에 대해 궁금해져서 조사하고 공부해서 글을 쓰게 된 것인데요! 그때 투어를 하며 찍었던 다양한 사진들을 제공해주었습니다. 멕시코 내에서 메즈칼로 가장 유명한 오악사카 지역에 있는 메즈칼 공장에 다녀온 사진입니다. 사진을 통해 보니 더 직접적으로 메즈칼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멕시코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메즈칼 투어를 다녀오는 건 어떨지 생각도 들었어요.


친구가 다녀온 공장은 멕시코 오악사카 지역에 있는 'Fabrica De Mezcal Artesanal'이었습니다.

구글 검색을 해보니 메즈칼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공장이라고 나오네요.


해설사 분께서 메즈칼의 원료로 사용되는 다양한 아가베(용설란)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고, 위에서 설명했듯이 아가베를 자른 뒤 남은 괴경을 묻고, 태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옆에 있는 돌들은 volcanic rock으로 추정됩니다.


아가베를 태운 뒤에는 그 색이 위의 통에 들어있는 것처럼 짙은 갈색이 되고, 섬유질들이 나오게 되는데 이 상태로 5일에서 10일 정도 발효(자연발효)를 시키면 메즈칼을 만들기 위한 알코올이 됩니다. 이 발효된 알코올을 증류하면 메즈칼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메즈칼 투어를 가게 되면, 그곳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메즈칼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있는 메즈칼들은 판매도 될 것 같고,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바에 다양한 메즈칼이 준비되어 있는데 원하는 만큼 메즈칼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앞에 간단한 안주(?)로 레몬이 준비되어 있기도 하네요?! 데킬라와 비슷하게 메즈칼도 레몬과 함께 먹는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이 사진들을 보며 더더욱 멕시코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0살이 되기 전에 꼭!! 멕시코 여행을 가겠다는 목표를 세워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지금까지 설명한 메즈칼에 대해 전체적으로 알 수 있는 영상을 준비했어요.
거의 10분 정도 되는 길이의 영상이지만 메즈칼을 만드는 법, 메즈칼의 의미를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어요!
메즈칼에 대해 실제적인 것을 보고 싶은 분들께 아래의 영상도 추천해드려요~ 메즈칼 만드는 과정은 4분 42초부터 나와요!




두 번째, 카페 데 오야(Café de olla)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커피를 좋아하며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한 이후 커피나 원두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멕시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던 중 멕시코에서 만나볼 수 있는 커피의 원형인 카페 데 오야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번외 편의 한 꼭지로 카페 데 오야를 선정해보았습니다.


멕시코의 카페 데 오야(Café de olla)는 과거에 커피를 처음 마셨던 방식과 가까운 방식으로 만든 커피입니다. '오야(olla)'는 우리말로 솥 또는 냄비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솥이나 냄비에 끓이는 것은 아니고, 약간 작은 크기의 독 또는 항아리에 오랜 시간, 약 하루 이상을 달여 만들어 내는 커피입니다. 항아리에 물을 가득 넣고 1/3 혹은 1/4 정도로 갈린 커피나, 그냥 볶은 커피 원두를 갈지 않고 그대로 넣어 달이는 커피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만드는 방법이나 형태가 간소화되어 냄비에 끓여서 먹기도 하고, 그리 오랜 시간 달이지 않고 마시는 형태로 변화하였습니다.

 

Café de olla - Mexican Coffee


위의 영상은 카페 데 오야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그냥 이런 방법으로 만드는 커피라는 것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을 첨부해보았어요. 터키에서 커피를 만드는 방식(커피를 넣고 진하게 끓이기)과 비슷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에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필론 시요(Piloncillo)와 계피입니다.


flickr / Piloncillo ⓒLeslie Seaton


필론시요라, 필론 시요 (Piloncillo)는 사탕수수 원액을 고체화한 감미료를 말하는데요, 정제되지 않은 황설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 필론 시 요도 넣고, 계피도 덩어리째 넣어 끓이면 카페 데 오야가 완성됩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카냐(cana)라고 불리는 사탕수수 자체를 넣어 먹기도 합니다.  


flickr / Cafe de olla ⓒT.Tseng | flickr / Café de olla ⓒLorenia


카페 데 오야는 적게는 3시간에서 4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을 달여서 먹는 커피로 시간과 불의 세기는 반비례하고 은은한 숯불에 하루 이상 끓이면 가장 진한 카페 데 오야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카페 데 오야는 그 맛이 특징입니다. 커피의 독특한 향과 함께 부드럽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강한 맛과는 다르게 부드럽고 진한 맛입니다. 그러나 커피의 향은 상대적으로 덜한데 이에 반해 맛은 상대적으로 더 강합니다. 이런 부족한 향은 계피가 채워줍니다. 은은한 계피의 향이 상쾌함을 주며, 사탕수수 원액의 달달한 감칠맛으로 마무리됩니다.

카페 데 오야의 가장 특이한 점은 도자기 항아리에 만들었느냐 혹은 양철 냄비를 사용했느냐, 그리고 얼마나 달였느냐에 따라 맛도 다르지만 따스함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자기를 사용할수록 따스함이 오래 유지되며 맛 또한 유지됩니다. 양철 냄비에 급하게 끓인 것은 급하게 식지만 자기에 끓인 것은 정성의 차이만이 아닌 온기가 남아 있어 맛 자체의 수준이 높아집니다.

커피와 차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온도, 온기. 따뜻한 커피를 마실 때, 식어버린 커피를 마실 때의 차이. 그 차이가 바로 카페 데 오야에 있습니다.




오늘의 멕시코 번외 편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꼭 소개하고 싶던 두 가지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이렇게 정말 멕시코 편을 끝낼 때가 왔네요. 멕시코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멕시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말로 가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많은 것들을 배웠던 것 같아요.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폭넓은 정보들을 정리하고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면 전달을 잘할 수 있을지, 정확한 정보를 드릴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제가 준비한 멕시코 시리즈가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봅니다.
다음 세계 음식 시리즈로 곧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글로 찾아올게요!




* 참고 자료 : 멕시코를 맛보다, 최명호, 산지니, 2014

* Headline Photo by Joseph Grazone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세계 음식] 멕시코 0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