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백수로소이다
나는 백수로소이다
조선 땅에 태어나
남의 시선 의식 않고
자유롭게 떠나고
지 멋대로 살다
결국 빈 손으로 돌아온
난 백수로소이다
나는 백수로소이다
재미를 쫓아
그것만을 위해 살아온
그게 전부인 줄 아는
자유인 인척 우기는
나는 백수로소이다
매일 술을 마시고
무거운 배낭을 메며
뙤양볕 아래
먼지 자욱 자갈길을
발가락 물집과 함께
걷기만 하는
나는 백수로소이다
돌아가도 돌아갈 데 없는
나는 순례하는 백수로소이다
2017.10.22. 오후 1:05 산티아고 순례길 19일째 스페인 레온 도착해서 홀로 맥주를 마시며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