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연재를 시작하며
2017 산티아고 순례기 이후 한 달이 넘게 글을 쉬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창업한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작은 사무실도 얻고. 12월 들어서며 다시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지만 쉽게 시작이 되지 않았다.
2014년 7월 난 첫 책 '쫄지말고창업'을 출간했다. 실제 이 책은 그 보다 훨씬 전인 2013년 2월 1일부터 2014년 2월 17일까지 스타트업 미디어 '플래텀(Platum)'에서 써내려간 40편의 연재(http://platum.kr/archives/17229)가 시발점이 되었다. 그때 난 1주일에 한편씩 치열하게 썼다. 그렇게 쓰지 않으면 책을 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난 스스로 정한 마감 날자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출장이나 휴가 등을 제외하곤 거의 매주 한편 씩 플래텀에 업로드했다.
'쫄지말고창업'은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클라이너퍼킨스(KPCB)의 '랜디 코미사'가 쓴 '승려와 수수께끼, The Monk and The Riddle)와 '사이몬 사이넥(Simon Sinek)'의 'Start with Why'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스타트업 빌딩 방법론 중 하나인 'Lean Startup'을 개념적 바탕으로 해서 나의 개인적인 스토리와 잘 버무려 한 편의 책으로 낸 것이다. 다행히 스토리 텔링이 되는 창업 전문서적이 없었던 시절이라 운 좋게 출간 3개월 만에 3쇄까지 찍게 되었다. 초기 1쇄 출간되자 마자 저의 부탁과 호소, 때론 강매에 기꺼이 동참해준 업계 선후배님들에게 이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
그럼, 이번엔 왜 '사업은 관찰이다' 인가?
그 이유는 명확하다. 이런 주제로 책이 아직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희소성. 모르지, 내가 연재하는 사이 이런 제목으로 책이 나오면 어쩔순 없다.
이번 주제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른다. 그렇지만, 난 내 책과 린스타트업 관련 글(이희우의 린 라이프, http://platum.kr/archives/24344, 15편까지 연재)과 강연 등을 통해 린스타트업 개념의 확산에 일조하였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이번엔 린스타트업 보다 더 전단계로 내려가 '디자인 씽킹' 개념을 주제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고, 그러면 스타트업 업계도 좀 더 발전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 개념을 퍼트리는데 좋은 키워드로 찾은 것이 '관찰, Observe'이다. 그래서, 패스트파이브 내에 있는 1인실 문패를 'Observe Mode'로 단 것이고.
잘 모르기 때문에 배우면서 써 갈 것이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다. 거기에 내 경험을 녹여 소설처럼 재밌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배우면서 써가기 때문에 오늘 교보문고 들려서 관련 책을 잔뜩 사왔다. 처음 연재 며칠간은 글의 수준이 낮을 수도 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라. 그렇지만, 이 연재를 마칠 즈음에는 우리나라 어느 전문가 보다 내가 '디자인 씽킹'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어 있으리라. ㅎㅎ 이런 시건방도 때론 필요하다. 위축되는 것 보단 백배 나으니깐.
그렇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디자인씽킹 관련 실제 사례들 -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상관 없이 - 기꺼이 제공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출처는 확실히 밝히면서 지면에 실어주겠다. 그리고, 이 글의 내용에 대해 가감없는 피드백도 부탁드린다. 그래야 최종 결과물이 멋지게 나올 것이다.
글을 지속적으로 쓴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순례기 이후 한 달 넘게 쉬었는 지도 모른다. 산티아고 걸을 때도 매일 글을 썼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 2시간은 순례기 쓰는데 할애했다. 어쩌면 이번 연재는 그 순례기 고통보다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 결코 한가하지 않은 일상에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글을 공부하며 쓴다는 것은 단순히 길을 걸으며 쓰는 것 이상의 스트레스와 통증을 유발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난 믿는다. 이것이 창업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리고, 이런 고통을 견디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創業就是折腾, 折腾就是創新(Chuang Ye Jiu Shi Zhe Teng, Zhe Teng Jiu Shi Chuang Xin)
창업은 지속적인 고통의 연속이고, 이런 고통이 있어야 혁신이 일어난다.(시진핑)
2017.12.13. 오후 4:43 패스트파이브 내 작은 방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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