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지난 편에 이은 장기투자의 투자원칙에 좀 더 가깝다고 보면 된다. 사실 새로운 것을 기대했다면 여기서 스크롤을 멈춰도 된다. 그렇지만, 스크롤을 내린다면 읽기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오늘 나눌 투자원칙은 내가 매번 후배들에게 수십 번 강조해서 했던 얘기들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원칙이지만 중요한 것은 실행이기에 이 글을 읽는 이들도 스크롤로만 그칠 것 아니라 실행에 당장 옮겨야 글 쓴 보람이 있겠다. 그렇지 않은가, 원래 진리는 단순한 법. 달리 말하면 단순하지 않으면 진리가 아니라는 것. 도둑질 하지 않고, 남을 속이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고 등 도덕의 기본 원칙도 다 알고 지내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처럼 투자의 실행도 마찬가지다. 읽고 나선 당장 실행에 옮기자.
내 이론은 물론 아니다. 나의 투자분야 스승인 워렌 버핏의 말씀이시다. 개인 투자자인 우리는 야구선수로 비유하자면 프로 선수가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다. 그것도 동네 동호회 선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은 스트라이크 3개면 아웃이다. 자꾸 삼진을 당하고 타율도 떨어지면 연봉도 깎기고 선수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준다. 우리는 재미로 즐기는 선수이기 때문에 삼진 서너 번 당해도 약간 눈치만 보일 뿐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런데 왜 타격 포지션에 서면 서두르는가? 서두를 이유가 하나도 없다.
어느 누구도 이번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으면 죽을 거야 라고 압박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가장 좋은 스피드로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며 모든 힘을 모으고 있다 크게 한번 휘두르면 된다. 이게 투자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주식투자 안 해도 사는데 별 지장없다. 주식투자 안 하고 다른 투자해도 돈 벌수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주식투자하라고 강요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한 증시 폭락으로 동학개미 운동이 일면서 지금 당장 투자 안 하면 왠지 뒤처지고 손해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거나 칠 수도 없는 코스로 들어오는 공에 방망이를 휘둘러선 안된다. 지금 당장 주식투자 못해도 죽지 않는다. 그런데 왜 주식투자를 서두르는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업종에, 시기적으로는 세상 모두가 공포에 질려 우량주식을 마구 시장에 던질 때 까진 그저 묵묵히 종잣돈을 모으고 있으면서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될 때 묻지도 말고 크게 한번 휘두르면 된다.
난 석사로 재무관리(Finance)를 전공하고 투자 관련 논문으로 박사도 받고 대학에서 재무관리, 투자론 등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다. 재무관리나 투자론의 핵심은 수익성과 Risk의 관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분산투자(Portfolio)를 하라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배워왔고 가르쳐왔다. 높은 수익에는 항상 높은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High Risk, High Return). 그런데 왜 엉뚱하게 몰빵투자를 말하는가?
투자의 상반된 두 측면인 수익(Return)과 위험(Risk) 중에서 우리는 뭐에 더 집중해야 하는가? 우리는 위험분산(Risk Hedge)을 위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건 거대 기관투자자들이 할 짓이다. 우리의 제1, 제2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그렇기에 위험분산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투자는 High Risk, High Return이다. 그렇기에 우리 입장에선 수익은 High Return을 추구하되 Risk는 Middle Risk 혹은 이상적이지만 Low Risk를 추구하면 된다.
어떻게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낮은 리스크를 추구할 수 있는가? 기다려야 된다. 경기가 저점을 찍고 모두 공포에 빠질 때까지.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자신이 관심 갖고 가장 잘 아는 업종이나 회사를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런 다음 종목을 정했다면 투자하고 3년이고 5년이고 경기가 완전 회복될때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투자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래도 몰빵투자는 너무 심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그럼 난 다시 이렇게 묻는다. 포트폴리오 투자해서 큰돈 번 사람이 있는가? 난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런 사례 있다면 댓글 달아 주시라. 워렌버핏도 코카콜라, 애플, 골드만삭스 등에 몰빵 했고 세계 최고 투자자가 되었다.
몰빵 투자할 종목 고르는 법은 지난 4편에 잘 나와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시가총액이 높으며,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좋고, 누구나 아는 시장 1위 회사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 종목도 야구 이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충분히 기다렸다 온 힘을 모아 한번에 몰빵 질러야 된다.
사실 여기에 꼭 언급해야 할 이론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눈덩이(Snow Ball) 이론이다. 이 부분은 예전 내가 쓴 글을 참조해 본다. 원문 전체를 보고 싶다면 벤처캐피탈의 자녀 금융교육법을 참고 바란다.
워렌버핏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눈덩이의 비유를 들면서 설명한 바 있다. 눈덩이(Snow Ball)를 크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두 가지이다. 그것은 눈이 잘 뭉쳐질 수 있는 적절한 습기와 눈을 힘 안 들이고 굴릴만한 충분히 긴 언덕이다. 습기가 없는 눈은 잘 뭉쳐지지 않는다. 즉, 눈이 약간 촉촉해질 때까지 종잣돈(Seed)을 만들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주식시장으로 얘기하면 외부 충격으로 경제에 위기가 와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모두 하락하는 시점까지 기다리란 말이다. 남들이 다 패닉에 빠져 있을 때가 바로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란 얘기다. 그때 체리를 따듯이(Cherry Picking) 가치주들을 바구니에 담으면 된다. 그런 다음 아주 긴 언덕에서 그 눈덩이를 굴리면 된다. 짧은 언덕에서 굴리면 단단하지 않은 눈덩이가 바로 바닥에 떨어져서 깨질 수가 있다. 그런데, 그 눈덩이를 아주 완만하고 긴 언덕에서 서서히 굴리면 처음엔 눈이 바로 커지지도 않고 커지는 속도도 더디나, 조금 지나면 가속력도 생기도 눈덩이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것이 바로 복리효과이다. 복리효과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것을 말하는데, 주식으로 말하자면 주식에 배당이 생기고 그 배당금으로 그 주식을 또 사고 그러면 더 큰 배당금이 생기고 그리고 또 재투자하고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그 주식은 처음에 생각한 규모보다 훨씬 더 크게 된다는 얘기이다.
그래도 투자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종잣돈을 얼마나 일찍 만드느냐에 따라 장기투자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성년이 되어 그때부터 종잣돈을 모으기 시작하면 태어나서부터 종잣돈을 마련한 것에 비해 졸업후 사회생활 출발부터 뒤처질 수 있다. 경제관념, 투자개념도 유년시절부터 배워두면 아무래도 평생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태어날 때부터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고 반발할 수도 있겠다. 물론 결혼 초기 아이를 낳고 경제적으로 1천만원 - 2천만원 상당을 증여해서 주식을 사두기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그럼 더 작은 규모부터라도 시작해보자. 종잣돈은 얼마부터라고 인정하는 규모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자기 나름대로의 종잣돈 기준을 세워두면 된다.
무엇보다 결혼 후 인생, 자녀계획, 투자계획, 증여 등을 큰 원칙과 장기계획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그럼 의외로 인생이 더 재밌어진다. 그리고 생각보다 세월을 빨리 가기에 첫 계획의 결과를 확인해 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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