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장주식 투자 시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 중 내가 체득하고 실천하고 있는 투자원칙 위주로 말할 것이다. 워낙 일반론에 가까운 얘기라 ‘이거 내가 다 아는 건데’라고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하기 전에는 아는 게 아는 게 아닌 거다.
투자, 한자로는 ‘投資’이다. 던질 투와 자본 자를 사용한다. 자본을 던지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영어단어도 비슷하다. Invest는 In(안으로) Vest(권한을 부여하다, 주다)가 합쳐진 말이다. 즉, 소유권이 있는 토지, 주식 등의 권한을 부여받는 행위를 말한다.
내가 어원을 얘기하는 이유는 ‘투자’ 어원 자체가 자본을 불확실한 미래에 던지기에 근본적으로 Risk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투자행위 자체가 Risk가 있지만, 투자에 임하는 우리는 Risk를 회피만 하지 말고 즐기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Risk를 싫어하기 때문에 최소한 Risk를 줄이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그럼, Risk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전 글에서 야구 이론, 몰빵 이론 등을 자세히 설명한 바와 같이 매수 타이밍을 잘 잡기 위해서는 경기의 큰 흐름을 읽으면서 경기가 저점을 찍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서 블랙 먼데이니, 장기 침체국면에 들어갔다느니, 주식 거래가 장중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크(Circuit Breakers)가 발동되어 주식 시장의 매매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하는 뉴스 등이 많이 나오면 슬슬 모아둔 종잣돈(Seed)을 주식계좌로 옮겨 둔다. 그때가 방망이를 크게 휘두를 시점이다.
그리고, 평소에 눈여겨봐 온 시총이 높고,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다양하며, 업종 1위 위주의 종목을 매수한다. 매수는 호가 창에 걸어두면서 매수해서는 안된다. 주위에 나와 같은 투자원칙을 적용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저점에서 동학개미 운동이 일어난 것도 과거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학습효과가 크다. 매수 호가에 걸어 두었다가 행여 매수를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쌀 때 사지 못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에겐 더 큰 리스크다.
우리는 하루의 시세 차이를 보려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사려고 마음먹은 순간 무조건 매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매수는 시가로 긁어야 한다. 하루 이틀의 변동폭에 매 순간 바뀌는 호가에 흔들려선 안된다.
그럼 한 번에 다 긁어야 할까 아니면 특정기간 분할매수를 해야 할까. 난 하루에 거의 몰빵 지르는 편이다. 그게 내 스타일에 맞다. 그렇지만 내가 타이밍을 매번 다 맞출 수 없기에 간혹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끊어서 매수하기도 한다.
행여 매수 타이밍이 빨라 추가 하락을 보며 가슴이 쓰린다면 간혹 물타기로 조금 더 들어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큰 원칙은 시가로 한 번에 긁는 거다. 그 원칙을 잊으면 안 된다.
넘 뻔하다고? 그렇다, 원칙은 항상 뻔하다. 매수 원칙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 매도 원칙이다. 그나마 매수할 때는 냉정을 유지할 수 있기에 비교적 어렵지는 않다. 그렇지만, 매수 이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급등하는 경우 마음을 절제하기 무척 어렵다. 그렇기에, 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매수보다는 매도를 잘해야 한다.
나도 제일 어려웠던 것이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이었다. 이건 매번 너무 어렵다. 그리고 조금 수익보고 해당 종목 매도 후 가격이 급등해도 열 받고 손절했는데 가격이 회복되면 더 열화통이 치솟는다. 그럴 때마다 항상 되뇌는 투자 격언이 바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판다’다. 이것도 좀 지나친 원칙 같아 요즘엔 ‘허리에서 사서 어깨에서 판다’로 고쳐서 적용하고 있다.
어느 누구나 바닥에서 사서 머리에서 팔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건 워렌 버핏 할아버지도 못하는 거다. 욕심을 적게 가져가자. 허리와 어깨가 힘들면 가슴에서 어깨로 간격을 줄여도 된다.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10년간 투자원칙을 무시하고(정립 못하고) 투자를 하다 돈을 거의 다 날린 이후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을 다시 공부하고 투자에 대한 눈이 조금 뜬 2007년 시절 난 40백만원을 미래에셋증권 주식에 몰빵 질렀다. 그것도 회사를 퇴사하며 받은 퇴직금 전액을 한 종목에. 그리고 2-3개월 경과한 시점에 미래에셋에서 인사이트펀드가 나왔고 증권사마다 줄을 서서 펀드를 사는 광경을 목격했다. 펀드는 대접받으며 충분한 설명을 들으면서 가입해 주는 거다. 그런데 그걸 줄 서서 산다니 이건 분명 고점이다. 주가는 딱 2배 되어 있었다. 팔아야겠다 결심을 했는데 더 오를 것 같아 망설여지는 순간이었다. 그때 난 기도를 했다.
“신이시여, 제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요? 여기서 제 탐욕을 끝내게 힘을 주소서”
그리고 시가에 다 던졌다. 세 달 만에 40백만원이 80백만원이 되어 있었다. 이게 투자다.
투자는 사는 것보단 파는 것, 그중에서도 ‘탐욕 다스리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미래에셋 매도 이후 난 매도시마다 내 탐욕을 절제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몇 번 했더니 이젠 습관이 되어 기도 없이도 매도가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적어도 개인 주식투자에 있어 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심리학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탐욕 다스리기(Controlling Greed)’다. 탐욕만 제대로 다스려도 제대로 매각할 수 있다. 탐욕도 훈련하면 콘트롤될 수 있다. 나의 경우엔 기도로 훈련했지만 이게 꼭 정답은 아니니 다들 자신에게 맞는 훈련법을 찾으면 된다.
탐욕을 잘 다스렸다면 어떻게 팔아야 할까? 당연 시가로 한 번에 던져야 한다. 매도 호가에 걸어두고 파는 건 내 원칙에 맞지 않는다. 매도 호가로 걸어두었다 매도가 안되면 큰일이다. 탐욕을 절제하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 그 결심도 흔들린다. 망설이다가 영영 타이밍을 못 잡을 수도 있다.
오히려 우리는 시가로 한 번에 던져서 그 영향력으로 시가가 우수수 밀려 떨어지는 것을 보며 즐겨야 한다. 처음엔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거 몇 번 하다 보면 의외로 재밌다. 내 재산이 많아져 시장 영향력도 커짐을 느끼는 순간이니깐. 그리고 커진 영향력으로 시가가 밀리니깐. 그러니 전량을 시가로 한번 던져보시길. ㅎㅎ
손절매는 투자에서 필수적이다. 이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과정이다. 아무리 경기가 저점 될 때까지 기다려서 몰빵 투자를 했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우리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결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시장이 우리를 압박할 때는 저줄 수밖에 없다.
그럼, 손절매는 언제 해야 할까? 우선 매수가 대비 몇% 하락했을 때 매각한다 라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좋다. 장기 투자에 있어 로스컷의 적정비율은 정해진 것이 없으나 나 같은 경우는 10% ~ 20% 수준으로 폭넓게 사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그리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 그러다, 10%를 넘어가면 쿨하게 매도한다. 이젠 기도 없이. ㅎㅎ
작년 말 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을 올해 3월 코로나 여파로 폭락했을 때 -10% 선에서 손절매하고 조금 더 하락한 시점에 다시 재매수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플러스가 나고 있는데 내년까지는 기다려 보려고 한다.
어느덧 쓰다 보니 6편까지 오게 되었다. 다음번엔 뭘 쓸까? 뭐 반응 없으면 안 쓸 거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