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잠시 멈춤

20210320

by 메추리

잠시 멈춤


어제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누님과의 대화가 쉽사리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라산 3병을 마신 후에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옷을 걸치고 포차를 나선다. 방에서 옷을 다 벗고 스쿼트 50개를 했다. 제주 내려와서 매일 하고 있거든.


아침 일찍 눈은 떠졌으나 오늘도 비가 오기에 쉬기로 했다. 침대에서 더 뒹굴거리다 10시에 일어나서 간편식으로 사둔 닭곰탕에 밥 말아서 먹었다. 좀 짜다.


TV를 틀어 놓고 침대에서 뒤척이다 5시쯤 배민으로 청국장을 시켜 먹다. 제주는 배달 음식도 더 맛난 듯. 음식 쓰레기 남지 않을 정도로 반찬도 적당량을 준다. 간도 적당하고.



밤 9시쯤 치킨이 먹고 싶어 졌다. 후라이드 치킨에 맥주 한잔 하고 싶은 맘을 꾹 누른다. 제주에서 건강도 되찾고 다이어트를 하려고 했는데. 한참을 배민 앱 만지작 거리다 겨우 참고 잠을 청하다.


자기 전 넷플릭스에서 던월(Dawn Wall)을 보다. 던월은 아무도 오르지 못한 요세미티에 있는 914미터 높이의 매끈한 직벽이다. 요세미티에서 가장 먼저 햇빛을 받는다고 해서 'Dawn Wall'로 이름 붙여진 곳. 여기에 두 명의 남자가 도전한다. 루트를 개척한 건 'Tommy'인데 어렵사리 파트너 '조너던'을 구해 함께 등반을 준비한다. 수년에 걸친 준비와 연습으로 결국 어려운 피치를 올라 등반에 성공한다. 키르기스스탄에서의 피랍과 탈출, 탈출시 납치 군인을 밀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같이 납치된 여인과 연민과 의지에 기반한 결혼과 왼쪽 검지 절단 사고 그리고 이혼. 이혼의 아픔을 잊고자 요시미티 던월에 미친 듯이 집착하고. 코스 중 가장 힘들다는 15번 피치를 먼저 오르고도 계속 실패하는 파트너를 기다리며 함께 오르는 의리 등 다큐지만 어느 드라마보다 더 생생한 두 젊은이의 도전이 멋졌다.


난 뭐에 당분간 집착해야 하는가? 뭐를 잊어야 하는가. 일단 올레길 완주부터 해야겠다.


오늘은 쉬었으니 내일은 좀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