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3. Day -1
2015년 10월 첫 번째 순례길 이후 2017년 10월 두 번째 순례길에 올랐다. 그리고, 2019년 2월 세 번째 순례길을 떠나 프랑스길 800킬로를 완주하며 종지부를 찍었다. 그동안 직장을 세 번 옮기고 업종도 바뀌며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힘들 때마다 어김없이 까미노는 나를 불렀고 보듬고 위로해 주었다. 이것은 그런 나의 기록이다.
이제 총 4년에 걸친 세 번의 순례기를 2017년 순례(쌩장-레온), 2019년 순례(레온-싸리아), 2015년 순례(싸리아-산티아고) 순으로 실어 본다.
니체의 말처럼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괴로우면 걸어라. 걸으면 비워지고 그 빈자리는 다시 채워진다.
01 다시 간다 산티아고
- 2017.10.03. Day -1
새벽 4:25분에 일어났다. 오전 8:55분 비행기니 비교적 여유가 있다. 샤워를 하고 와이프를 깨운다. 와이프가 도심공항터미널까지 태워주기로 했다.
포스코 사거리를 지나 터미널로 가는 골목 안으로 들어선다. 앞에 택시 넉 대가 다 같은 방향이다. 공항 가는 손님일 게다.
5:20분 도착. 터미널은 이미 인산인해다. 대한항공 줄에 섰다. 난 이륙 3시간 전인 5:55분까지 체크인을 끝내야 한다. 30분을 기다려도 체크인될 기미가 안 보인다. 어쩔? 맞다 바로 포기다. 앗! 배추를 셀 때만 쓰는 단어를 여기서 쓰다니.
5:50분. 막막하다. 배낭을 둘러매고 급히 나온다. 2층 탑승층에서 내려오는 택시가 보인다. 빈 택시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냥 불러 세운 거다.
다행이다. 남자 손님 한분이 타고 있는데 인천공항 간단다. 함께 타고 가기로 했다. 두당 5만원. 복 받았다.
택시는 삼성동에서 피용 쏴서 40분 만에 공항에 터치 다운. 와우. 그 이후 보딩패스 체크인도 10분 만에, 환전과 유럽 유심 수령도 순조롭게. 이젠 긴 출국 수속 줄만 남았다.
지루한 출국 수속도 나름 1시간으로 선방하고 출국 Gate 앞으로 왔다. 비행기도 45분 지연되어 여유롭게 에스프레소 한잔과 똥 한판을 잘 싸버렸다. 그것도 에어팟 꼽고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Chan Chan’을 들으면서 시원하게. 마치 이륙 전 경건한 의식 치르는 것처럼. ㅎㅎ
45H. 내 좌석번호다. 옆에 묘령의 여인이다. 야호! 아뿔싸, 바로 앞자리로 바꿔달란다. 쩝! 그래도 옆에 사람이 없어 여유롭게 갈 수 있을 듯.
아 맞다. 10/3일 추석 연휴 한가운데서 임박한 5일 전에 파리 대한항공 왕복 티켓을 Get 한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그 표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 표라는 사실. 음하하.
그래 이제 시작이다. 기다려 산티아고.
2017.10.03. 오전 9:34 대한항공 기내에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