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는 쫄보가 됐나
기
처음부터 쫄보는 아니였습니다. 좋으면 쓰고, 싫으면 까기 위해 썼죠. 기자 지망생으로서 논란을 좋아했고, 논란이 되는 글은 더욱 좋아했습니다. 재밌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승
사회에 입문하자, 문득 두려워졌습니다. 글이 아니라 사회가요. 트렌디한 마케팅 업계에서 글은 무기가 될 수 없을 것만 같았고, 컨텐츠의 흐름은 세련된 이미지로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이게 다 인스타 때문이다.
전
업계에서 뒤쳐지는 것 만큼이나, 글 쓰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잘 쓴 글을 보면 질투도 났고요. 그러다보니 글쫄보가 됐습니다. 책이 손에서 멀어지고, 무식은 하늘을 찌르게 되죠. 주변 사람들이 걱정해 줄 정도로요. 그럴수록 글은 안 읽히고 악순환 반복.
결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죠.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 읽고, 안 쓴다는 것이 문제이니까요.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블로그 열었다는 한 마디면 될 것을, 밑밥이 난무하네요. 이래서 이미지의 시대가 왔나 봅니다!
일기_승전결
개인적인 기록도 타인에게 흥미로울 수 있길 바라며, 기승전결이 있는 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