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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희윤 Nov 19. 2022

일기승전결02 : 그렇게라도 지적이고 싶어서

일단 지적이고 봐야지

개정판, 양장본, 후속편, '어린이를 위한'까지.. 우리는 아직도 지적이지 못한가 봅니다.


한때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시리즈가 서점가를 휩쓴 적이 있습니다. 저자의 센스인지 유능한 기획자가 있었는지, 베스트셀러에 등극할만큼 잘 뽑은 타이틀이라고 생각했죠. 물론 그 타이틀 때문에 읽지 않았지만요.


지적인 대화를 좋아합니다. 늦은 밤 주안상을 두고 오가는 지적인 대화는 몸과 마음을 살찌우죠. 넓은 것도 좋습니다. 다양한 식견은 세상을 보는 풍부한 관점을 갖게 해주니까요. 그런데 왜 얕아야 하는 걸까요? 모두가 바쁜 세상이지만 누구나 지적일 수 있어야 하니까, 진입장벽을 낮춰준 것일까요. (야나두?)


서평을 구성하는 ‘현대인’, ‘교양’ 등의 키워드에서 영리한 기획의도가 보입니다. 다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책을 집어드는 순간 스스로 교양이 없는 현대인임을 인증하게 되는 마법이 숨어있죠. 지성인에게는 참기 어려운 오명이겠으나, 저에게는 어느 정도 해당되는 얘기인지라 그 함정을 무리 없이 피해갔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읽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얕게나마 알고 있으면 된다는 식의 뉘앙스가 위험해보였기 때문입니다. 어설프게 아는 것은 모르는 것과 같지만, ‘앎’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모르니만 못하기도 합니다. 자매품으로 어설프게 하느니 안 하는게 낫다는 격언도 있지요. 이 공간도 어설프지 않아야 할 텐데 갑자기 걱정이 되네요. 어찌됐건 지적이지 않아도 좋으니, 좁고 깊은 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기_승전결

개인적인 기록도 타인에게 흥미로울 수 있길 바라며, 기승전결이 있는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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