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물어봐서 죄송합니다
기
신입사원 시절, 일하던 회사 옆 건물에서 사람이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뛰어내렸다고 해야겠네요. 업무 스트레스와 신변 비관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그러한 선택을 했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승
현장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눈치없는 막내임에도 주변 사람들이 미세하게 동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아무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요. 우리 회사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남 일은 아닌 듯한 미묘한 분위기.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직장인의 얘기라는 무언의 공감.
전
불필요한 감정이입이라기보다는, 군필자의 경험 같은 맥락이겠네요. 어떤 무용담을 늘어놓든, 얼마나 힘든 군생활을 했다고 자랑하든, 군필자들은 알거든요. 그래봤자 똑같은 입장(군인)이었다는 걸. 누가 직장에서 잘한다 소리 들으면서 날라다니든, 회사 다니는게 죽을만큼 힘들다고 푸념하든 직장인들도 알아요. 어차피 직장생활이라는 걸.
결
그 결말에 작게나마 스스로를 투영하는 동료들의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늘 저에게 직장생활 잘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던 선배도 그날따라 말수가 적었으니까요. 왜 사냐건 웃을 수 있지만, 왜 일하냐는 질문에 그저 웃어야 한다면 억울하잖아요. 내가 그 일을 선택한 것이지, 그 일이 나를 선택한 것도 아닌데. 끌려가듯 출근하기 쉬운 월요일, 일이 나를 삼키기 전에 나는 왜 일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일기_승전결
개인적인 기록도 타인에게 흥미로울 수 있길 바라며, 기승전결이 있는 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