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재테크는 시간과 수익률을 즐기는 재테크이다.
재테크의 본질, 시간과 수익률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라고 하면 단기간에 큰돈을 벌거나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재테크는 '꾸준히' 수익을 올림으로써 재산을 서서히 성장시키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재산을 급증시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운 좋게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 투자 등으로 갑자기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내 투자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큰 수익을 봤다면 내 자산이 그만큼 큰 위험에 노출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본질은 시간과 수익률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재테크는 고수익, 인생역전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
작은 눈뭉치가 언덕을 굴러 서서히 덩치를 키우다가 어느 순간 급격하게 커져 있듯이
시간을 갖고 수익률의 힘을 이용하여 눈뭉치를 눈덩이로 키워가는 것이다.
고수익, 인생 목표 하나쯤 망가져도 괜찮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확률 게임'이다.
확정금리 정기예금 외에 100% 확실한 수익률은 없다.
안전한 자산(예:국채)으로 가면 손실 확률이 작은 대신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위험한 자산(예:주식, 코인)으로 가면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손실 확률도 함께 커진다.
손실 확률을 줄이려면 낮은 수익에 만족해야 하고
큰 수익을 얻고자 하면 높은 손실 확률을 감내해야 한다.
앞서 말했던 재테크 목표 중 큰 손실로 망가져도 괜찮은 목표가 있는가?
결혼, 자녀교육, 내 집마련, 노후생활...
이 중 큰 수익을 노리다가 망가져서 회생 불능이 되어도 상관없는 목표, 포기해도 상관없는 목표가 있는가?
큰 수익을 노리려면 큰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저수익, 돈의 안전과 인생의 안전
반면 너무 안전성만을 추구해도 안된다.
돈의 안전은 지킬지 몰라도 내 인생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
내가 '모을 수 있는 돈'과 '불릴 수 있는 수익률'과 '재테크 기간'이 내 미래 재산을 결정한다.
저축 금액, 수익률, 시간 그리고 목표(지출계획).
저축 금액을 늘리거나 수익률을 높이거나 시간을 늘려(지출시점을 늦춰) 재테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저축금액과 기간을 더 이상 조정할 수 없다면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변수는 수익률이다.
안전성 만을 추구하면 수익률이 낮아져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수익률을 높이거나 목표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저축금액과 기간, 목표(지출 계획)가 주어지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익률을 역산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다루게 될 것이다.
시간의 힘을 활용하자.
재테크는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것이며, 시간은 재테크의 가장 큰 무기이다.
시간의 힘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시간의 힘을 이해하기 위해서 예를 한번 들어 보자.
매월 10만 원씩을 연 8%로 29년을 저축한 사람과 30년을 저축한 사람의 자산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참고로 연 8%의 수익률을 사용한 것은 그 차이를 좀 더 명확히 보여주기 위한 예시이다. 재테크 초보에게 연 8%의 꾸준한 수익은 쉽지 않은 목표이다)
저축기간이 1년 차이니까 1년 치 저축액 120만원과 수익 몇 만원의 차이일까?
그렇지 않다.
29년을 저축하는 것과 30년을 저축하는 것의 차이는 30년째 되는 해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즉, 첫 해의 차이가 아니라 마지막 해의 차이이다.
30년째 되는 해에는 29년 동안 모은 원금과 수익의 합계액에 대해 추가 수익 발생한다.
연 8%로 월10만원씩 29년간 적립하면 1억3,016만원이 되는 반면
30년간 적립하면 1억4,183만원이 된다. (연 복리가 적용되었으며, 복리에 대해서는 따로 다룰 것이다.)
마지막 1년 차이는 1년 저축액(120만원)의 약 9.7배에 달하는 1,167만원의 차이를 가져온다.
<표. 저축과 이자금액의 증가 (단위:만원) >
주1) 누적된 저축 원금은 전년도까지 쌓인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다.
1년 늦게 시작하면 약 10년 치 저축원금만큼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잠깐 방심하고 보내는 지금 1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시간의 차이가
저축기간이 길어지면 무시 못할 차이를 불러온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힘이다.
즐거운 재테크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자.
쉽게 빨리 돈 벌려는 생각은 버리자.
단기적 재테크를 경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탕주의에 빠질 위험 때문이다.
해외주식과 코인 투자로 1~2년 만에 2배, 3배 수익률이 드물지 않은 요즘,
시간에 의지하는 재테크가 관심 밖임을 잘 안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지 못하면 뒤처지고 있다는 조바심도 생긴다.
특히 요즘 2030이 그러하다.
재테크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행태를 보인다.
아끼고 모으는 것을 얘기하면 외면하기 십상이고,
심지어는 대출을 받아서 손쉽게 종잣돈을 마련하려 한다. (사실 이건 종잣돈이 아니다. 갚아야 할 부채일 뿐이다.)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돈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최근 ‘쉽게’ ‘빨리’ ‘크게’ 모으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듯하다.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이기도 하다.
오래가지 못할 잘못된 트렌드이고, 그 결과가 뻔하니까.
만고불변의 진리,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이제 한 번쯤 멈춰 서서 뒤돌아봐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탕주의 인생역전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
한 방을 노리느라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이루어가야 할 목표는 많고,
돈을 벌고 모으고 불릴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서 까지 불릴 생각은 하지 마시라.
나이가 들고 소득이 없으면 손실 발생 시 메울 방법이 없다.
나이 들면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시간은 억만금을 주어도 살 수 없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운이 아니라 시간이다.
술 저장고에 숙성시키는 술들은 '시간'에 의해 그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우리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인 장(醬)도 오래 묵을수록 제 맛을 낸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돈도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맛을 낸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돈이 많을수록 돈을 벌기 수월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돈이 새끼에 새끼를 쳐서(복리 효과) 저절로 불어난다는 의미도 있다.
단지 필요한 것은 시간뿐이다.
따라서 돈을 오랫동안 묵혀 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하루라도 더 빨리, 더 길게 투자해야 한다.
기간을 좀 더 길게 가져가는 것만으로 큰 노력 없이 수익을 키우는 비결이 될 수 있다.
돈 많은 부자들을 부러워할 필요 없다.
2030에게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충분한 돈은 없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다.
시간은 가능성이고 꿈이다.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그들보다 더 큰 부자가 될 수도 있다.
돈 많은 60살과 돈 없는 30살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돈을 많이 준다고 인생 황금기 30년과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포기하겠는가?
당연히 후자 아니겠는가?
돈이 없을지라도 2030은 돈 많은 60살이 부러워하는 때인 것이다.
나이 든 부자를 부러워할 필요 없다.
2030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
바로 시간이 있다.
“젊음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전혀 부러워할 것 없어. 자네들은 우리 보다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어. 부자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야. 자신을 믿어. 그리고 노력해. 그러면 돼. 지금 내 전 재산과 젊음을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당장 바꿀 거야. 누구라도 그럴 거야. 돈이야 벌면 돼. 시간이 있으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
※ 글을 쓰면서 저축/예금에서 쓰는 용어와 투자에서 쓰는 용어를 섞어 사용하고 있는데, 용어 차이를 구분 못해서가 아니라 재테크 초보 분들에게 익숙한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글의 의미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요즘 '투자'가 '단기 고수익' 성향이 강해지고 있어, 가능한 '투자'라는 단어는 사용을 자제하고 있으며 '재테크'로 대체하여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