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한

by woo

12월은

일 년 중 매장이 가장 바쁜 달 가운데 하나다.

송년을 앞두고 기업 회식이 몰리고,

가족 모임을 예약하는 손님들도 많아

예약은 늘 빼곡하고 대기는 길어진다.


​조금이라도 대기를 줄이기 위해,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고 싶은 욕심으로

식사 시간을 백 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강요하지는 말고 협조를 요청드리자고

아침 조회 때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아침마다 이런저런 말을 해도 현장에서는 늘 예외가 생긴다.


오늘은 유난히 대기가 많았다.

안내하는 직원도, 테이블을 보는 직원도,

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직원들도

모두 지쳐 보였다.


​좀처럼 줄지 않는 대기 줄에

기다리는 손님들의 눈치가 느껴질 즈음,

카운터에서 큰소리가 났다.


밥을 먹자마자

일어서라고 하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몹시 화가 난 손님이었다.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12월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했지만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처음에 백 분 식사 시간을 안내드렸고

해를 구했다고 말씀드리니

아직 사십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하신다.

안내 직원을 불러 확인하니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시계를 한 시간 잘못 읽어 이미 백 분이 지난 줄 알았다는 것이다.

너무 난처한 상황이었지만 다시 한번 고객께 사과드리고

상황을 정리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아침 조회 때 당부했던 안내를 매장을 위해

성실히 지키려다 생긴 실수라니 고맙기까지 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나 역시 학교 다닐 때 시계를 잘못 봐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적이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확인하며 일하려 애쓴 직원이

어찌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고객에게는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 했지만,

직원에게는 이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괜한 고민이 생겼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에 오시면 시간제한 없이

천천히 모시겠습니다.


내가 가진 복중에 인복이 제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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