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장사는 굶어 죽지 않는다고 흔히들 우스갯소리처럼 말한다.
팔리지 않은 밥은 내가 먹으면 그만이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장사를 시작한다면,
밥장사와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라고 나는 믿는다.
장사는 남기기 위해 하는 일이다.
그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남긴다는 것이 꼭 돈이어야만 할까.
누군가의 하루에 꼭 필요한 한 끼를 건네며
마음 한 조각을 함께 남길 수 있다면,
그 일은 충분히 오래, 그리고 기꺼이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수많은 장사 중에서도 밥장사를 택한 이유는
결국 누군가에게 한 끼를 내어주기 위함이었고,
그 한 끼가 몸만 채우고 돌아서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요즘 장사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나만의 레시피’를 붙들고 버티기에는
세상은 이미 너무 빠르고, 너무 열려 있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더 자극적인 맛,
더 화려한 플레이팅,
더 낯선 식재료가 넘쳐난다.
혀끝을 만족시키는 일만으로는
더 이상 특별해질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고객의 요구는 더 세밀해진다.
말투 하나, 눈길 하나,
그 모든 것이 경쟁의 대상이 되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인사를 들을 때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웃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작은 공백이 남는다.
맛있는 음식은 이미 세상에 너무 많다.
내 음식도 그중 하나일 뿐일지 모른다.
그런데 가끔,
그릇을 말끔히 비운 손님이
“오늘도 잘 먹고 갑니다.”라고 말하고 나가면
잠시 손이 멈춘다.
빈 그릇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왜 밥장사여야 했는지
다시 떠올리게 된다.
서비스는 점점 더 섬세해진다.
친절은 기본이 되었고,
과하지 않은 친절을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더 웃어야 할지,
조금 덜 웃는 편이 나을지,
그 경계에서 나는 자주 망설인다.
진심이 가식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호의가 부담으로 남지는 않을지.
아직도 정답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밥을 판다는 일은
허기를 채우는 기술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남은 밥을 내가 먹으면 된다는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의 한 끼가
그날의 피로와 마음까지
조금은 덜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객 앞에 서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일을 하며
지키려고 애쓰는 원칙이다.
밥장사는
마음이 마르면
음식도 함께 마른다.
음식이 나가기 전에
마음이 먼저 도착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