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팔아 마음을 사는 일

by woo

매장을 오픈한 지 어느덧 사 년쯤 되었다.

그 사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찾아주시는 단골 고객들도

많이 생겼다.


초창기에는 얼굴을 기억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고객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적어 두기도 하고,

전화 예약을 하시는 분들 이름 앞에

간단한 메모를 남겨 반갑게 전화를 받는

작은 꼼수도 부렸다.


​시간이 흐르니 그런 수고가 필요 없어졌다.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게 되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지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고객마다 조금씩 다른 응대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어떤 찬을 좋아하는지 기억이 나면

사를 마치고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받을 때

그 찬을 챙겨 포장해 드리기도 한다.

그때 보이는 반가운 표정은 큰 기쁨이 된다.


가족들 앞에서 위신을 세워줘서 고맙다며

문자를 남기는 고객을 볼 때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 또렷해진다.

끔은 직원들 주라며

작은 선물을 건네는 고객도 있다.

마음이 황송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할 때도 있다.


외식업으로 밥 벌어먹고사는 내가

밥을 팔아 이렇게 마음을 살 수 있다니.

일은 생각할수록 참 신통하고, 기특하다.

가끔은 회의가 들고 다른 생각이 스칠 때도 있다.

래도 고객과 나 사이에 쌓인

사소한 정들이 나를 다시 이 자리로 데려온다.


오늘도 한 끼의 식사를 건네며

나는 조용히 마음을 나눈다.

그래서 이 일은 여전히 내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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