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저 하늘을 보는 나의 눈을 믿을 수 없고
아름다운 물의 떨림마저
그저 뿌연 안개처럼 침묵이라면
그것이 고통스런 진실이라면
차라리 꿈에서 깨지 않겠습니다.
나를 돌아봐주세요.
그것이 한 방울의 잉크라 해도
당신의 눈 앞에서만큼은
신비로운 생명이 가득한 존재이기를.
이것이 허공에 흩날리는 연기보다 못하다면
나는 서늘한 바닥에 입을 맞추겠습니다.
꼭 그대의 그릇에 그 커다란 말들을
내가 꾹꾹 담아놓아야 할까요.
머리카락 한 올조차 그 나풀거림을 전하려는데.
하늘을 조각내는 그 창백한 칼부림조차
그대를 깨지는 못할 겁니다.
그 울림에 산산이 부서지는 건 나일뿐.
끝없이 파고드는 끔찍한 초콜릿 향기.
정말 잠이 들면
이 모든 것은 ‘찰칵’ 그뿐일까.
등대 하나 없는 망망대해에서
서서히 가라앉는 이 생생한 숨막힘조차
거짓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