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꿈] 시에스타

은하수

by 하이디 준

죽음의 왕국은 수면 아래에 존재한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든, 그 영혼은 사실 익사한다.

물이 단 한 방울도 없어도, 점차 물 속으로 가라앉는 희미한 감각.

저 멀리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한 점의 빛.

숨의 공기방울이 하나 둘 두둥실 떠나가버리고.

귀에도 파도가 들어차 차츰 그 무엇도 들리지 않고.

태초의 소금기로 잘게 잘게 분해되는 컴컴한 물 속.

생의 따스함을 잃어버리는 것만이 다른 별의 자궁.


하지만 실은 이것은 그저 어느 한가한 오후의 꿈.

간지러운 햇빛이 비집고 들어와

베개로 머리맡에 조촐한 그늘막을 지었다가

허술한 공사를 노리고 온 짓궂은 죽음에게

접시물에 코박는 장난을 당해버린 것뿐.


“우리는 항상 꿈에서 서로를 알아가지.”

숨을 몰아쉬는 이에게 죽음이 할 말은 그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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