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죽음의 왕국은 수면 아래에 존재한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든, 그 영혼은 사실 익사한다.
물이 단 한 방울도 없어도, 점차 물 속으로 가라앉는 희미한 감각.
저 멀리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한 점의 빛.
숨의 공기방울이 하나 둘 두둥실 떠나가버리고.
귀에도 파도가 들어차 차츰 그 무엇도 들리지 않고.
태초의 소금기로 잘게 잘게 분해되는 컴컴한 물 속.
생의 따스함을 잃어버리는 것만이 다른 별의 자궁.
하지만 실은 이것은 그저 어느 한가한 오후의 꿈.
간지러운 햇빛이 비집고 들어와
베개로 머리맡에 조촐한 그늘막을 지었다가
허술한 공사를 노리고 온 짓궂은 죽음에게
접시물에 코박는 장난을 당해버린 것뿐.
“우리는 항상 꿈에서 서로를 알아가지.”
숨을 몰아쉬는 이에게 죽음이 할 말은 그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