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일곱 마리 도마뱀이 바위섬에 앉았네.
까맣고 날씬한 쌍둥이 도마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춤을 추지.
하나는 꽃무늬가, 하나는 뾰족 가시가.
그래도 상관없지. 돌다보면 그게 그거.
머리를 치켜든 청록빛 도마뱀이
먼 산을 보며 나뭇가지를 씹네.
작고 여린 아기 도마뱀이
저도 달라고 옆에서 낼름낼름.
붉고 새침한 관을 쓴 도마뱀은
바위 한가운데가 제 자리라고
좁지도 않은 틈바구니를
이리 밀고 저리 밀고
그 꼴이 영 배가 아파서
검붉고 사나운 커다란 도마뱀이
큰 턱을 쫙 벌리고 한 입에 덥석
머리부터 꿀꺽 삼켜버리면 그만
물가에 누워있던 투명한 도마뱀이
슬며시 눈을 뜨고 히죽 웃더니
알록달록 무늬로 몸을 치장하고
냉큼 바위섬 한가운데에 털썩.
그래도 다행이지 바다는 봤으니까.
파도로 철썩 등짝 한 대 때려주면
검붉은 도마뱀이 켁켁 토해내서
새침한 도마뱀은 혼비백산 구석으로.
일곱 마리 도마뱀이 바위섬에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