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_35
요즘 긁힌다는 말을 많이 쓰곤 한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그 긁힘이 너무 아프곤 하다. 뭐랄까 아직 낫지 않은 딱지를 긁는다고나 할까? 평소 같으면 별거 아닌 일들이 요즘은 왜 그렇게나 긁히는지. 긁히는 나 자신이 미울 때가 많다. 내면이 강한 사람들은 어떻게 강해지는 것일까? 예민하지 않으면 긁히는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이 예민함이라는 게 과연 장점이 있는 것일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오늘 나는 또 긁혀버렸다. 누군가 물었다. 회생 그거 안 갚고 해외로 결혼해서 나가면 어떻게 되냐고. 사실 말문이 막히기도 했거니와. 해외에 나간다라...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건 아빠와 엄마얼굴이었다. 내 빚이 그들에게 간다고. 어떻게든 또 갚을 사람이라는 거. 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못내 궁금했는지 챗지피티에게 묻는다고 했다. 빚은 사라지지 않는다. 설사 내가 죽는다고 해도 빚은 사라지지 않는다. 회생도 마찬가지겠지. 역시나 챗지피티도 그렇게 답했다고 한다. 농담이지. 그래 농담. 하지만 마음이 좀 아려서 농담인건 알지만 긁혔다고 말했다. 미안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조금 마음이 가라앉고 내가 농담인 거 아는데 발끈한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웃기네. 그러고 보니.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 게 너무 웃기기도 하고 당황스럽다. 왜 사람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지는 기분일까? 아님 뭔가 자기가 굽신거리는 기분일까? 정말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것도 있지만 서로의 예의를 위한 것도 있지 않나? 그 미안하다고 하는 게 남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게 지는 게 아닌데 왜 다들 그런 고집을 부리는 걸까? 과하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 것도 문제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적어보지만 긁힌 마음은 쉽게 아물진 않는다. 가깝다면 조금 진지하게 접근해 주면 고맙겠는데 그게 어려운가 보다. 그러면서 나는 또 그런 적이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 늘 예의 있는 게 쉽지 않겠지만 좀 더 노력해 봐야겠지.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또 한 번 나를 돌아봐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