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이야기

-매력의 이해

by 장지영

원시인들이 처음 불을 마주했을 때 정말 얼마나 신기했을까?


다 큰 성인들이, 마치 외계인을 본 것처럼 그 신비한 물체에 대해 호기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다가간다. 무리에서 손을 사용하는 것은 그 어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자신이 있는 순철 씨는, 다른 이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손짓한다. 그리고 용감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손으로 불을 천천히 잡아본다.

“앗 뜨거 x발 !!!”

만약 현시대 한국인이었다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순철 씨는 소리를 지르고,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공포심에 사로잡힌다. 가장 현명하고 영리한 순철 씨가 공격당하는 것을 눈 바로 앞에서 지켜본 그들은 저 빨간 물체가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불은 점점 사그라진다. 재앙이 사라져서 기뻐하지만, 그것을 봤던 그때의 도파민은 절대 잊지 못한다.

그래서 순철 씨는 공부했다. 그리고 그 불은 후에 그의 인생을, 크게는 인류를 바꾸는 사건이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고 다양한 불을 만난다. 그리고 불꽃을 본 뒤의 호기심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매력적인 누군가를 본다는 것은, 또는 무언가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아 끌어들이는 것.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나 낯설게 느껴지는 무언가를 만났을 때 경계를 하면서도, 대상을 궁금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알아내려 한다. 그것은 아마 불처럼 뜨거울 순 있지만, 만약 그 위험을 감수한다면 엄청난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는 것 자체는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 정보가 자신의 인생에서 앞으로 어떤 도움을 줄지 미지수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만큼, ‘매력적인 불’을 얻는 것은 어려워진다. 그 불이 매력적일수록 위험해지고, 위험할수록 이득이 커진다. 그 위험을 감수해야만, 감수하는 과정을 통해야만 최종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어느 날 불이 되고 싶었다.

나라는 존재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을 때, 나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실망을 안겨줄 때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뤄내지 못할 때 나는 자괴감이 들었고, 아주 자연스럽게 어두워졌다. 그리고 심연 속으로 빠졌다.


솔직히 처음엔 인지하지 못했다. 아니, 인정하지 못했다. 냉정하게 보면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나’이고, 실망을 준 사람도 ‘나’. 내가 부족한 것이 있으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그것은 나이기 때문이었다. 외모, 성격, 환경.. 다른 것들이 많았다면, 만약 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엇이라도 달랐을 것이고, 무엇이 다르긴 했을 것이다. 무엇을 느끼든 모든 아쉬움들은 내가 스스로 느낀 아쉬움이고, 긍정부터 부정까지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나라는 존재가 세상과 작용하는 과정 속에 있었다.


불이 되고 싶었고, 여전히 그렇다.

매력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문제는 아무래도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정말 어렵고 난해하다.


일단 보편적인 것.

아무리 그래도 물리적인 것들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이다. 왜냐하면 짧은 시간에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이만한 게 없다. 체형, 피부관리, 옷, 액세서리 등의 외모관리부터 경제적인 능력까지.

이 두 가지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하다면 단순한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발전은 가능하다. 둘 다 뛰어난 사람은 실제로 많이 없어서, 사람들은 보통 이 종류의 매력을 굉장히 높게 산다. 그래서 아마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선택할 수 있는 첫 단추로는 적절하다.

하지만 물리적인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사소하다. 사소하지만 너무 중요해서, 속아 넘어가기 정말 쉽다.

물리적인 것은 ‘단단한’ 매력이 아니다.

물리적인 것이 그 사람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들 중 하나여야 하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면 안 되며, 그 사람의 결과값이 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물리적인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물리적인 것을 '어떤 노력'을 통해 성취했는지가 그 사람의 판단 기준이 된다.


넓은 시야. 주관, 희소성, 다름.

겸손, 침묵, 유연함.

그리고 이야기.


나는 조금 더 단단한 가치관과 삶의 양식을 통한 매력이, ‘꺼지지 않는 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결코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 없다.

누군가는 불을 무서워한다. 그렇다면 일단 내가 누구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자기 기준의 ‘특정’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닌, 자기 기준이 정해진 뒤 그 사람들은 ‘저절로’ 정해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될 때, 이 사실을 진심으로 인정할 때. 우리는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들을 존중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를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존재의 존중은 곧 건강한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주관을 갖는 것.

그것은 단단하면 단단할수록 매력적일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불이 사그라들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꺼지지 않으니 말이다. 여러 가지 상황들은 장작이다. 그 정체성에 대한 생각과 행동들이 어떠한 상황을 만나 커질지, 더 큰 빛을 발할지 모른다. 물론 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 그것이 꺼지도록 두면 안된다.

그리고 만약 그 정체성과 주관이 단단하고 희소가치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그것은 특정 누군가에게는 큰 매력이 된다.


다른 사람들과 차별점, 다름이 크면 클수록 더 희소성이 생긴다. 하지만 희소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보편성은 떨어진다. 취향이 갈리는 것이다. 그 말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자신감이 과하면 누군가의 눈엣가시에 들어오고, 보편성에서 벗어나면 이상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매력과 멋이 조금만 어설퍼도 단지 ‘연예인을 따라 하는 일반인’으로 비춰진다.


겸손. 겸손은 강한 주관과 정체성에 대한 좋은 방패가 될 것이다. 때로는 침묵을 통해, 때로는 상황적 유연함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침묵하는 자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유연한 사람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침묵은 때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가끔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사람은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침묵을 하게 되며, 그 모습은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리고 그 침묵의 과정을 통해 나의 정체성과 주관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킨다면, 그 단단한 것이 유연하게 휘어지는 것을 유연함이라고 한다. 유연함은 ‘배려’가 될 수도 있고, ‘사회성’이 될 수도 있다.

불이 불로써 쓰일 때.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느끼곤 한다.


이 모든 과정이 고유한 이야기가 된다.

한 사람은, 걸어 다니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야기를 말하고, 이야기와 말한다. 어떤 이야기가 가치 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한다.

이 중에서도 자신의 경험이 있는 사람. 자신의 정체성과 주관이 지금까지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는지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정말 너무나도 고유해서 어떤 색이고 어떤 분위기인지 알지 못한다. 단지 그것들이 짙고 멋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우리는 이처럼 자신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라라랜드’처럼, 단어만 들어도 단어 속에서 피아노와 재즈소리가 들리는, 단 하나의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순철 씨는 그 매력적인 불의 이야기를 가졌다. 그리고 불씨들을 주워 담았다.

그러더니, 결국 도깨비불이 되었다. 모두가 쳐다보는, 도깨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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