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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inrich Dec 30. 2023

오랜만의 유럽 여행

오랜만에 유럽으로 여행을 왔다. 캐나다에 간 이후 처음이니까 거의 4년 만인 것 같다. 일정 중간에 예전에 살았던 곳도 방문할 예정이지만, 우선은 한 번도 와보지 못했던 지역을 먼저 둘러볼 예정이다.


만 이틀이 지난 이후 감상은, 역시 나는 유럽에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점이다. 이틀 동안 이탈리아 아말피에 머무르고 있는데, 어두운 저녁의 거리를 거닐다 레스토랑의 야외 좌석에 앉아 저녁을 먹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즐기는 이 분위기가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가족끼리도 아름다운 분위기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평소라면 다소 산만했을 아이도 나름 즐겁게 보낸 것 같다.


캐나다나 미국에서의 저녁은 사뭇 다른 것 같다. 일단 해가 지고 갈 수 있는 레스토랑의 야외 좌석은 보통 일반의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몇 층 위에 있는 테라스라든지. 길을 지나는 사람들로부터 분리가 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노숙자도 있고 안전상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뉴욕의 일부 지역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해가 지고 난 뒤 길을 지나는 사람들 옆에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드물지 않을까. 대부분 식사는 실내에서 해결하고, 식사를 마치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캐나다는 상황이 양호한 편이라 밴쿠버의 경우 다운타운에서 살면 걸어서 레스토랑에 다녀오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붐비기도 하고 노숙자도 많아 저녁에 노천에서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 편이다.


유럽은 확실히 다르다. 큰 도시이건 작은 마을이건 광장이라 부를만한 곳이 항상 있고, 그곳의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항상 야외 좌석이 구비되어 있다. 은은한 오렌지 불빛이 나는 곳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를 즐기면 참 행복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끼리 노는 것도 보고, 강아지도 보고. 식사를 마치고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며 산책하는 것은 하루의 마무리로는 거의 최고인 것 같다.


유럽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기대했던 부분인데, 생각보다 더 좋았다. 막연히 언젠가 유럽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가능하면 빨리 돌아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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