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궁예봉에서
이현우
싸늘한 갈바람 향긋하게
불어오는 산길을 따라
미끄러지듯 올라가는 산행
송골송골 땀방울 꽃이 핀다
콧노래 부르며 오르는 산길
다람쥐가 가던 길 멈추며 반긴다
움푹 파인 기억 속의 오솔길
길가에 호박꽃도 환하게
살랑살랑 웃으며 인사한다
도망갈 수 없었던 안타까움
적군에게 숨가프게 쫓기어
높다란 바위가 되어버린
궁예봉의 서러운 아픔
홀로 간직하며 살아온 역사
아, 진정 꿈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 것이냐!
잊을 수 없는 피맺힌 역사
우뚝 솟아나 갈 길을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