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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철모

#구멍 난 철모

      

               이현우


온 산천이 울부짖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언덕

피가 터지고 살점이 떨어진다


투철한 애국심 때문이었을까

두고 온 처자식 때문이었을까

뺏고 빼앗겼던 치열했던 싸움

더 이상 싸울 무기가 없다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삶과 죽음이 뒤엉켜 버린

도망갈 수 없었던 순간

알 수 없는 한 발의 총성

머리를 감싸던 녹슨 철모를

헤집고 들어간다

그렇게도 살아 돌아간다고

약속하고 다짐했건만


끊어진 삼팔선 들에 핀 꽃,

흔들흔들거리는 봄바람은

서로 만나 자유롭게 오고 가는데

주소도 없고 이름도 없는

주인 없는 구멍 난 철모는

돌아갈 고향조차 찾지 못한 채

녹슨 총위에서 울고 만 있네


*작가 후기

 6월이 오면 조국을 위해 희생당하신 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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