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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자


#대부업자


       이현우


보이지 않는 비수 찰싹거리는 비명

공수부대원의 은밀한 고공침투

부드러운 대지 위에 버티고 서서

인정사정 없는 욕심 따꼼한 주사를 놓는다

자신의 배만 채우는 뻔뻔한 드라큐라백작,

실컷 먹고도 도망도 안 다니는 빨강철면피

시도 때도 없이 달라붙는 엘리베이터 전단지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집요하게 설득한다

살 속을 파고드며 하얀 밤을 길게 만든 불면증

참을 수 없이 다가오는 톡 쏘는 자존심 인가

비웃는 듯 유유히 사라지는 찰거머리잔혹사

억울하고 분한 만큼이나 불어오른 자서전

무차별 공격하는 청부업자의 굵은 금목걸이

잡히지 않는 나만의 서러운 막장드라마

도망이라도 가서 실컷 자고 싶은

후덥지근하게 다가오는 여름바캉스

살짝 부어오른 현실을 어루만지며

참을 수 없는 미래의 시간표를 삼킨다

초인종처럼 얄밉게 노래하는 찌,루이비똥

메르세데스 벤츠...


잊을만 하면 앵앵거리며 유혹한다

"고객님 저렴한 상품이 나왔습니다"


지우려고 애를 써도 지울 수 없는

한 밤의 공포영화 주인공의 가장무도회

끝까지 쫓아오는 가미가제특공대의 추락

단잠을 깨우는 쌍바위골의 아우성의 무덤

잠 못드는 깊고 파란 여름날 손바닥의 사투

밀린 법칙금 영수증처럼 파고든다




#작가후기


모기를 보니 서민들 괴롭히는 대부업자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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