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운명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이현우

꼬리붙잡혀 도망못가는 생쥐 한 마리

좁은 비닐장판위에 붙은 딱정벌레같이

조용히 날 노려본다,

똑딱 똑딱거리며

오랜 시간 발목잡힌 힘든 노예의 삶

요리 조리 끌고다니다가 관심없이

내팽겨치는 야속한 얼간이

컴벅 컴벅 전원불이 들어오면

신나게 달릴 준비를 한다,

똑딱 똑딱거리며

비록, 작은 평수에 묶여 살지만

사는 동안 열심히 다녀야 한다

요즘 경기 안좋은지 지겹도록

폭군같은 주인양반 밤낮 안가리고

나만 가지고 논다

똑딱, 똑딱거리며

만약,

싱싱달리는 바퀴만 안달렸어도

난 미쳐버렸을거다

시도 때도 없이 날 가지고 노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