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간의 추억
이현우
잘 정돈된 고민상담소에서
향기로운 냄새에 취해
옛날 생각하니 미소가 번진다
큰 항아리 조마조마한 줄타기
힘겹게 걸쳐진 외나무다리
흔들흔들 불안함이 밀려온다
아슬아슬 두 다리 버티고 앉으면
깊은 신음의 백팔번뇌
지나온 고민덩어리
한참뒤에 들리는 메아리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고독
어릴 적 그리움 밀려드네
공포스러운 밤 가기엔 무서웠다
마음여린 여동생들 보초서며
추운 날 떨고 기다리던 전설의 고향
아직도 남아 있을까
가물가물 그립구나
지난 기억의 서랍을 열며
뒷간의 추억에 빠진다
* 화장실에서 쓴 시, 냄새나더라도 용서하세요 ㅍ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