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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현우



알면서도 모르는 척 용돈을 찔러 주시던 두꺼운 손


쓸 곳은 많으셔도 스스로는 단벌신사 독한 구두쇠


자식걱정 마다할 수 없었던 무거워도 지셨던 지게


천하장사는 길을 떠났다 희미한 기억의 사진 속으로


힘 있는 걸음걸이 호탕하게 웃던 털털한 자신감


땡볕 고추밭 농사일에 힘겨워 돌아누운 하루 일당


드르렁드르렁 잠들어 숨을 쉬는 자장가는 신라의 달밤


소리 소리치며 닮고 싶지 않았던 이기적인 반항심들


따박따박 자식농사 큰소리쳐도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부끄러운 자화상은 지울 수 없는 모닥불 장작만 태운다.



*작가후기


아버님 돌아가신 후 추모공원을 다녀와서 쓰게 된 글이다. 추석이나 설명절이 되면 웃고 계신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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