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애플의 딜레마: 혁신의 부재와 기업 중심 AI의 방향성

칼럼/에세이

애플의 딜레마: 혁신의 부재와 기업 중심 AI의 방향성



메타ai뉴스 논설위원 이현우 교수


애플의 신제품 발표가 끝난 직후, '새로운 것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는 애플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소비자와 시장 모두 아이폰 16에 대한 기대감을 조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발표는 AI의 진화를 내세우면서도 그 실질적 적용이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중국에서는 AI 탑재의 지연이 시장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AI 기술을 통해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거진 몇 가지 문제들은 애플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명확히 드러낸다. 첫째, AI 기술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초기 단계에서 환각 증세를 보이며 신뢰성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기능이 아니라, 기기 전체의 작동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둘째,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2024년 아이폰 17 출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아이폰 16의 매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애플이 기업을 위한 AI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오히려 소비자보다 기업에서 더 환영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데이터를 기기 내에서 처리하고, 클라우드 사용 시에도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로켓 컴퍼니와 월마트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기업의 AI 도입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애플이 그동안 강조해온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의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보다는 기업을 더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향후 애플이 AI를 중심으로 한 시장 전략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애플의 최근 AI 전략에서 또 다른 중요한 지점은 구글과의 '시리' 파트너십의 부재다. 오히려 애플은 '비주얼 인텔리전스'라는 새로운 AI 기능을 통해 구글 검색 결과를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검색 계약을 연장한 것이지, 새로운 AI 협력 모델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그리 혁신적이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이번 발표로 인해 글로벌 보청기 업체의 주가가 하락한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에어팟의 '보청기' 기능이 시장에 충격을 주었으나, 이는 청각 문제가 있는 사용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고 기존 보청기 시장과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제한된 영향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아이폰 16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혁신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대신 AI 기술이 기업의 요구에 어떻게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더 많이 시사했다. 애플은 소비자 시장보다는 기업 중심의 AI 활용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들의 요구와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애플은 이번 발표를 통해 '휴대폰 교체 황금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를 수 있다. 애플의 혁신 부족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삼성전자나 구글,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더 나은 AI 기능을 기대하며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나타난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더 강력한 AI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결국, 애플은 기업 고객을 겨냥한 AI 전략과 함께,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휴대폰 교체 황금 주기'를 만들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 월스트리트저널. (2024). "Apple's Intelligence Will Be Welcomed by Enterprises, Not Consumers." Retrieved from WSJ.com.


• OpenAI Research. (2024). "Strawberry: Advanced Inference AI to be Released in Two Weeks." Retrieved from OpenAI.com.


• Hyperlight AI. (2024). "Critiques of Hyperlight's Open Source Model." Retrieved from Hyperlight.com.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애플의 혁신: AI 기능으로 강화된 iPhone A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