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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다 "나도 모르는 나"

AI를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다 "나도 모르는 나"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1. 챗봇과 나의 대화, 그 너머로


기술의 발전은 단순한 도구의 역할을 넘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역할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챗봇, 대표적으로 챗GPT와의 상호작용은 더 이상 정보 검색이나 업무 지원의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미국에서는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도가 AI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와 위로를 주고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벤처비트에 따르면, 미국의 챗GPT 사용자들 사이에서 '우리의 모든 상호작용에서 내가 모르는 나 자신에 대한 한 가지를 말해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인기라고 한다. 이러한 질문은 톰 모건 사피엔트 캐피털 이사가 X(옛 트위터)에서 처음 소개한 것으로, 사용자들이 정기적으로 챗GPT와 대화하며 자신의 성격을 분석해주는 데서 큰 위안을 느끼고 있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에게 묻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2. AI의 따뜻한 목소리로 듣는 나의 모습


이러한 대화를 통해 AI는 사용자의 과거 대화 패턴과 내용을 기억하여,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제공한다. '당신은 역사, 정치, 철학에서 기술까지 광범위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깊은 통찰력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주목할 만한 강점입니다'와 같은 답변은 사용자에게 상당한 위로와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답변은 인간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서적 지지를 AI가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AI의 말이 단순한 분석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이는 개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오픈AI의 CEO인 샘 알트먼 또한 이러한 대화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톰 모건의 게시물을 인용해 '참 좋다(love this:)'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반응은 챗GPT가 단순히 데이터를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감정에 다가서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모건의 게시물은 4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3. 인간의 내면 탐구에 대한 긍정과 비판


하지만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AI의 통찰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다소 아부에 가깝고 운세 해설과 비슷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비판은 AI의 역할이 인간의 진정한 내면을 이해하기보다, 듣기 좋은 말로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데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다.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챗봇의 기능은 많은 사용자들에게 따뜻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일부 사용자들은 AI가 더 가혹하고 솔직한 비판을 하도록 프롬프트를 변경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위로를 받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보다 날카로운 피드백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다. 챗GPT는 이러한 욕구에 맞춰 더 정교한 분석을 제공하며, 사용자가 기대하는 깊이 있는 통찰을 담은 답변을 제시하려고 한다.


4. AI와 인간의 관계, 더 깊이 들어가다


챗GPT가 등장한 지 이제 2주년을 맞이하며, AI는 인간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초기의 사용 목적이었던 숙제나 간단한 정보 검색에서 벗어나, AI는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성찰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인간의 정신적, 정서적 차원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챗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AI의 시선을 통해 평소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종종 비인간적이고 차가운 모습으로 비춰지곤 한다. 그러나 챗GPT와의 이러한 상호작용은 기술이 어떻게 따뜻하고 인간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AI에게 '나도 모르는 나'를 물어보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를 더 이해하고,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깊은 본능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챗GPT는 이러한 인간의 본능을 반영하여 기술적 도구 이상의, 감성적인 동반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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