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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정치의 충돌,트럼프와 오픈AI의 밀당"

AI와 정치의 충돌,트럼프와 오픈AI의 밀당"


메타ai뉴스 논설위원 이현우 교수


미국 정치와 기술 업계의 관계는 최근 몇 년간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이를 둘러싼 기술 기업들의 움직임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과거 빅테크 기업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으나, 오늘날 생존과 확장을 위해 정치와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오픈AI는 이러한 상황을 대표하는 사례다. 샘 알트먼 CEO는 트럼프 취임식에 기부금을 내고 참석하며 기술 산업이 정치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현실을 인정했다. 과거 트럼프 정부와 충돌했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또한 갑작스럽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기업의 방향을 정치적 현실에 맞추고 있다. 이는 기술이 단순히 혁신과 발전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과 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

이번 글은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AI 기술이 정치와 얽히는 과정을 탐구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보여주는 전략과 딜레마를 분석하며, 미래 기술 산업의 방향성과 정치적 협력의 필요성을 조명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기술 업계 간의 접점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취임식에 참여한 기술 기업 수장들은 이를 단순한 축하 자리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샘 알트먼 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데이터센터 구축 및 해외 투자 지원을 요청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단순히 상징적인 행보가 아닌, 정부 정책과 기업 비전의 조율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방향성은 기술 업계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적 정책과 보호무역주의는 빅테크 기업들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반(反)글로벌화적인 정책은 해외 투자와 국제적인 협력을 저해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기술 업계는 이러한 정책적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메타와 오픈AI는 각각 포용적 프로그램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부와 협력의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취임식 참석이나 기부와 같은 행보는 정치적 메시지를 통해 기업의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픈AI와 메타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인다.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먼저 기부를 결정하고 데이터센터 확충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목적과 동시에 정부와의 협력 필요성을 인지한 행보다.

반면, 메타는 더욱 직접적인 변화를 보였다. 특히 포용성 프로그램(DEI)을 포기하고, 플랫폼에서 팩트 체크를 중단하는 등 보수층의 우호를 얻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메타가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과거 트럼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메타가 이렇게 빠르게 방향을 전환한 것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 정치적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오픈AI와 메타의 이러한 대응은 단순히 정치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기술 업계가 직면한 현실적인 과제, 즉 정부와의 협력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반영한다. 이러한 대응 전략은 각 기업의 내부 정책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AI 기술의 편향성 문제는 최근 들어 기술과 정치의 충돌을 가장 극명히 드러내는 이슈 중 하나다. 오픈AI는 '정치적으로 편견 없는 AI'를 개발하겠다는 선언을 철회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 문구가 삭제된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이는 AI 기술의 중립성에 대한 불신을 반영하는 사건으로 보인다.

편향성 문제는 오픈AI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글의 제미나이 또한 이미지 생성 과정에서 특정 인종이나 성별에 대한 편향성을 드러내며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적 한계뿐만 아니라, 기술이 개발되고 적용되는 문화적, 정치적 맥락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특히 미국 보수층은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을 극도로 경계하며, AI 기술이 이를 강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AI가 이와 같은 논란을 의식하며 문구를 삭제한 것은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AI 기술의 중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다. 이는 기술 산업이 단순히 제품 개발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책임을 요구받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머스크, 저커버그, 알트먼 세 명의 기술 업계 리더가 모두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과거 서로 간의 갈등으로 주목받았던 인물들로, 트럼프와의 관계에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현실 속에서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로 평가받으며, 자신의 AI 회사인 xAI를 통해 오픈AI와 경쟁하고 있다. 반면, 저커버그와 알트먼은 트럼프와의 관계에서 개인적인 갈등과 사업적 필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술 업계가 얼마나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데이터센터 건설, 인프라 확충, 규제 완화 등 기술 산업의 핵심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서로 간의 갈등을 뒤로하고,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결국, 기술과 정치의 상호작용은 기업의 성장과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기술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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