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그룹, AI 데이터센터 혁신으로 국내외 시장 선도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AI 시대의 인프라 혁신: 엘리스그룹의 PMDC 전략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엘리스그룹은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 엘리스그룹이 선보인 이동식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 Portable Modular Data Center)는 기존의 고정형 대형 데이터센터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으로, 마치 컨테이너처럼 낱개로 구성되어 필요에 따라 조립, 분산 배치, 확장 및 적층이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지형적으로 복잡하고 건설 여건이 제한적인 한국의 현실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빠르게 증가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첩하고 유연한 인프라가 필수이며, PMDC는 바로 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엘리스그룹은 국내 통신 대기업 SK텔레콤과 협력하여 PMDC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슈나이더 일렉트릭과의 협약을 통해 아시아 및 북미 시장으로의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 협업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데이터센터, 즉 주요 거점에 대형 센터를 설치하고 주변 지역에 PMDC를 분산 배치하는 '애자일 인프라' 모델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엘리스그룹은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지리적 여건을 고려한 데이터센터 설계로, AI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 성장과 글로벌 파트너십
엘리스그룹의 PMDC 전략은 단순히 기술적 실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6월 AI PMDC 서비스 출범 이후, 엘리스그룹의 데이터센터 사용 기업은 무려 74배 증가하였고, 현재는 1200개 이상의 유료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중소 연구소와 스타트업으로, 기존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용자들이 엘리스의 PMDC를 통해 AI 연산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매출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전체 매출 363억원 중 데이터센터 비중이 20%를 차지했으며, 2025년에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단순한 숫자 상승이 아닌, 엘리스그룹이 기존 교육 중심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슈나이더 일렉트릭과의 글로벌 협업은 이러한 확장의 신호탄이자, 엘리스가 보유한 기술적 경쟁력이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엘리스는 단순한 수출이 아닌, 현지 시장 맞춤형 인프라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매출 확대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AI 교육에서 인프라까지: 엘리스그룹의 통합 전략
엘리스그룹은 AI 기술 확산을 위한 핵심이 ‘교육’이라는 철학 아래 출범했으며, 현재는 AI 교육과 인프라를 결합한 독창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프로그래밍 교육 플랫폼을 운영해오던 엘리스는,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을 활용하여 맞춤형 AI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며 교육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러한 교육 플랫폼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AI 활용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실습 환경과 퀘스트 기반의 학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인프라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PMDC이다. 엘리스는 교육과 인프라를 별개의 산업으로 보지 않고, 서로 긴밀히 연결된 생태계로 인식하고 있다. AI를 배우고 연구하는 학생과 개발자들이 곧 AI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되며, 이들을 위한 실용적이고 저렴한 데이터센터가 곧 PMDC라는 것이다. 교육-연구-인프라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한 이 전략은 국내 유일무이한 사례로, 엘리스그룹이 단순한 기술기업이 아닌, AI 시대의 복합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과 산업 생태계에 대한 제언
김재원 대표는 국내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GPU 공급이나 스타트업 지원 이상의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AI에 적합한 데이터센터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한다. 현재 국내의 대부분 IDC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규격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랙(Rack)당 전력밀도가 평균 4.8kW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는 10배 이상의 전력이 요구되며,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 시리즈는 랙당 100kW 이상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엘리스 PMDC는 20~40kW 수준으로 이를 일부 수용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인프라 재편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를 논하기 전에, 클라우드 인프라부터 외국 기업에 종속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민간 기업에 투자를 확대해 산업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반도체, 서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 전반적인 AI 인프라 밸류체인에 대한 전략적 투자 없이는, AI 주권 또한 요원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엘리스그룹의 제안은 기술 중심이 아닌 산업 구조 중심의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정부 정책의 실질적 전환점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도전과 비전
엘리스그룹의 여정은 단지 데이터센터라는 하드웨어 제공을 넘어, AI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형 기업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다. 이미 부산 지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동남아 시장 진출 또한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 목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기술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김재원 대표는 엘리스의 모든 사업은 “AI가 산업 전반에 뿌리내리기 위한 토양을 조성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의 비전은 기술과 교육,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통합된, 지속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PMDC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제품이자 솔루션이지만, 동시에 AI 시대의 철학과 방향성을 담은 전략적 도구이기도 하다. 엘리스그룹이 앞으로 제시할 기술 모델은 단순히 전력 효율이 좋은 장비나 빠른 구축 속도를 자랑하는 시설이 아니라, AI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통합적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러한 통합성과 비전은 엘리스그룹을 미래형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핵심 동력이자, 한국형 AI 산업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