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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퍼플렉시티의 전략적 동맹: AI 음성 비서

“삼성과 퍼플렉시티의 전략적 동맹: AI 음성 비서 시장의 주도권을 향한 재편”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1. 새로운 AI 주도권 경쟁의 서막


2025년 6월, 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 S26에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AI 음성 비서를 기본 탑재할 예정이라는 보도는, 단순한 기술 제휴 그 이상을 시사한다. 이는 곧 글로벌 IT 생태계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지금까지 삼성은 자사 음성 비서 ‘빅스비’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병행해왔지만, 퍼플렉시티와의 전략적 협력이 가시화됨에 따라 독자적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새로운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구글에 대한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삼성의 자율화 전략이자, 애플의 시리-샤잠-챗GPT 조합과 유사한 독자 생태계를 형성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퍼플렉시티가 보유한 자연어 질의 기반 검색 및 문맥 파악 능력은, 단순 음성 명령을 넘어서 사용자와의 ‘대화’ 수준의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에 이 기술이 통합된다면,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경험의 진화’가 시작될 것이다.


2. 삼성의 AI 독립선언: 구글 탈피의 첫걸음


이번 삼성-퍼플렉시티 협력의 본질은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구글 중심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벗어나려는 삼성의 전략적 탈출이다. 지금까지 삼성의 스마트폰은 구글의 검색엔진, 브라우저, 음성 어시스턴트에 깊이 의존해왔다. 그러나 퍼플렉시티의 검색 기능을 삼성 브라우저에 직접 통합하고, 갤럭시 기기의 기본 음성 비서로 탑재한다는 것은 삼성 스스로가 ‘검색’과 ‘음성 기반 AI’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더 나아가 삼성은 퍼플렉시티의 새로운 투자 라운드에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단순한 기술 파트너십이 아니라 지분을 매개로 한 전략적 지배력 확보의 의도를 담고 있다. 과거 애플이 시리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한 방식과도 유사하다. 삼성은 단지 퍼플렉시티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향후 AI 기술의 핵심 개발 동반자로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하려는 것이다.


3. 글로벌 AI 시장에서 퍼플렉시티의 부상


퍼플렉시티는 GPT 계열의 LLM 기반 답변 생성형 검색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신흥 AI 스타트업이다. 최근 모토로라와 협업하며 모바일 분야 진출에 성공했으며, 삼성과의 협력은 단연 최대 규모의 모바일 파트너십이다. 이번 제휴는 퍼플렉시티에게도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능 제공을 넘어, 사용자 경험을 주도하는 ‘기본 탑재형 AI 에이전트’로의 도약이기 때문이다.


이는 구글의 검색 독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이미 애플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시리의 챗GPT 통합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삼성과 애플이라는 두 글로벌 스마트폰 강자 사이에서 퍼플렉시티는 AI 검색과 대화형 에이전트 시장에서 '조정자' 혹은 '플랫폼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 모바일 AI 전쟁, 이젠 '기본 탑재형'이 관건


기존까지 AI 기능은 사용자가 따로 앱을 설치하거나, 일부 고급 기능에서만 제공되는 부가 옵션에 불과했다. 그러나 갤럭시 S26에 퍼플렉시티가 ‘기본 탑재’될 경우, 이는 AI가 운영체제 수준으로 깊이 통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모두 이와 유사한 전략을 취해왔지만, 퍼플렉시티는 자체 검색 기능과 답변 생성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점에서 한층 더 진화된 형태다.


삼성이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 앱과도 연결될 경우, 갤럭시 사용자는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서 일정을 관리하고, 문서를 작성하며, 쇼핑을 비교 검색하고, 기기를 제어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대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 음성 명령에서 진정한 AI 비서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결국 스마트폰의 핵심 UX를 완전히 재구성하게 만든다.


5. 결론: ‘삼성 X 퍼플렉시티’가 불러올 AI 생태계의 재편


퍼플렉시티는 더 이상 떠오르는 신생 기업이 아니다. 삼성이라는 거대 제조사의 등장을 계기로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서, AI 전략의 주도권을 둘러싼 대전환의 시작점이다. 삼성은 이번 계약을 통해 구글 의존도를 낮추고, 퍼플렉시티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얻는다.


이제 관건은 ‘속도’다. 애플 또한 퍼플렉시티와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누가 먼저 상용화 수준의 깊은 통합을 이루느냐가 향후 AI 모바일 시장의 패권을 좌우할 것이다. AI 기술은 더 이상 별도의 앱이 아닌, ‘스마트폰 그 자체’로 흡수되고 있다. 삼성과 퍼플렉시티의 동맹은 그 첫 신호다. 그리고 이 신호는, 우리가 AI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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