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검색의 종말을 부르는가
구글 점유율 붕괴와 일론 머스크의 경고"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1. 구글의 제국, 흔들리기 시작하다
2025년 4월, 검색 시장에 조용한 혁명이 일어났다. 10년 넘게 9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던 구글이 마침내 무너졌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구글의 글로벌 검색 점유율은 89.34%로 하락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정보 탐색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검색이 구글의 상징이었다면, 그 상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비록 구글은 ‘트래픽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의미를 축소하려 했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구글 검색 이탈’이 AI 시대 도래의 자연스러운 수순이라 보고 있다. ‘광고와 SEO에 최적화된 웹페이지’보다 ‘질문에 바로 대답하는 AI’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시대. 검색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중이다.
2. 일론 머스크의 한 줄, 시장의 방향을 틀다
이러한 현상을 더욱 주목하게 만든 것은 일론 머스크의 반응이었다. AI 검색의 편의성을 지적하며 “AI는 검색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명시한 그의 발언은 단순한 리트윗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그는 자사 AI 챗봇 '그록(Grok)'을 통해 검색 엔진과 웹 브라우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최근 “왜 링크 농장을 뒤져야 하죠?”라는 마리오 노팔의 X(트위터) 글을 인용하며 AI가 요점만 바로 제시하는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구글식 검색이 가진 '광고+콘텐츠 가공의 불편함'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며, 정보 탐색의 미래가 단순한 ‘링크 클릭’이 아닌 ‘대화형 요약’으로 간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3. AI 검색은 '신뢰의 기술'이 될 수 있는가
그러나 AI 검색이 기존 검색을 대체할 수 있는 만능 솔루션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챗GPT를 비롯한 다수의 LLM 기반 AI는 여전히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겪는다. 실제하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내고,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술적 한계는 AI 검색이 아직 ‘검색’이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무리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뿐만 아니라, 챗봇이 제공하는 정보의 출처는 투명하지 않다. 기존 검색은 링크와 문서의 원문 확인이 가능했지만, AI는 응답의 출처를 요약하거나 숨기기 때문에 정보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AI가 제시하는 ‘가장 정확한 답변’이 실은 ‘가장 그럴듯한 오류’일 수도 있다는 경계가 필요하다.
4. 수익과 광고, AI 검색의 양날의 검
AI 검색이 기존 검색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는 경제적 구조에서 판가름난다. 구글 검색은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며, 무료로 대규모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AI 검색은 엄청난 연산 리소스를 소모한다. 한 번의 질의가 수십 또는 수백 배의 서버 자원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광고 없는 AI 검색이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많은 AI 서비스들이 ‘광고 없는 유료화 모델’을 실험 중이지만, 사용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AI도 기존 검색처럼 광고를 품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오히려 ‘새로운 검색 피로’를 낳을 수도 있다. 정보 소비자는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원하지만, 그것이 유료일 때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5. 검색의 미래는 '진화'인가 '종말'인가
구글의 점유율 하락은 검색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검색이 더 정제되고 개인화되며, ‘대화형 정보 탐색’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이 진화의 중심에 있다. 다만, 인간이 AI의 답변을 맹신하는 순간, ‘검색’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정보 주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앞으로의 검색은 질문하는 법을 아는 사용자와, 출처를 분석하고 교차 검증할 수 있는 사용자를 전제로 할 것이다. 구글은 검색의 과거이자 현재다. 그러나 AI는 검색의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유전자다. 미래의 정보 탐색은 아마도 구글과 AI, 두 축의 협업과 긴장 위에서 재편될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는 어떤 검색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