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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AGI 도전, 저커버그의 승부수 20조

메타의 AGI 도전, 저커버그의 승부수 20조

슈퍼인텔리전스 그룹 출범과 스케일 AI 인재 영입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자신이 이끄는 메타의 인공지능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라마' 모델의 개발과 성능 향상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보다 높은 수준의 인공일반지능(AGI) 달성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직접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조직은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며, 최첨단 A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커버그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분명하다. 지난 4월 메타가 공개한 '라마 4' 모델이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경쟁 기업인 오픈AI, 구글, 앤트로픽과의 격차가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특히 메타가 '베히모스(Behemoth)'라고 자신있게 공개를 준비했던 플래그십 AI 모델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저커버그는 다시 직접 경영 일선으로 뛰어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슈퍼인텔리전스 그룹의 중심에는 AI 데이터 전문기업 스케일 AI의 창립자 알렉산더 왕이 있다. 메타는 최근 스케일 AI에 약 20조원(148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며, 지분 49% 확보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다. 알렉산더 왕은 슈퍼인텔리전스 그룹의 핵심 리더로 메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결정은 단순히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이 아니라, 핵심 인재만을 확보하는 이른바 '인재 영입(Acqui-Hire)' 전략을 따른다.


이러한 메타의 전략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플렉션 AI, 아마존과 어뎁트, 구글과 캐릭터닷AI 간의 인재 확보 사례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인수합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는 동시에, 핵심 인력과 기술력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

저커버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자신의 직접적인 감독 하에 두고 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자신의 레이크 타호와 팔로알토 자택에서 직접 AI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채용 파티(Recruiting Party)'라는 이름의 왓츠앱 그룹 채팅방을 만들어 고위 임원들과 함께 유망 인재들에 대한 실시간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들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및 영입 과정을 일일이 관리하고 있다.


슈퍼인텔리전스 그룹은 최정예 50명의 AI 인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들 중 다수는 저커버그가 직접 섭외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리는 메타 멘로파크 본사에서 CEO의 책상 근처에 위치하도록 재배치될 만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렇게 구성된 조직은 메타 내부의 기존 AI 팀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조화를 이룰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메타가 AI 분야에서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를 뒤집기 위한 저커버그의 적극적인 승부수임에는 틀림없다.


메타가 스케일 AI에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스케일 AI의 기업 가치는 280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알렉산더 왕의 개인 지분 가치는 50억 달러(약 7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외부 투자이며, AGI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가 분명히 드러난 결정이다.


저커버그 CEO의 이번 전략적 결정은 메타가 경쟁사들보다 앞서 AGI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AI 업계에서 슈퍼인텔리전스 그룹의 성과가 메타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메타가 과연 이러한 전략을 통해 구글과 오픈AI, 그리고 앤트로픽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AI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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