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쇼 2025
기술과 상상이 만나는 미래를 여는 창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6월의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AI&빅데이터쇼 2025'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기술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장이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이 전시회는 'STK 2025'와 함께 "미래를 연결하다(Connect the Future)"라는 슬로건 아래 16개국 400여 개 기업, 1500개 부스가 참여하며 기술력의 향연을 펼친다.
지능정보산업협회(AIIA), 엑스포럼, AI타임스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보틱스, 스마트 보안, 디지털 물류, 양자기술 등 6개 핵심 기술 분야에 집중하며, 단순한 전시를 넘어 '산업 혁신의 시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관람객에게는 기술을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미래 기술의 방향성과 상업화 가능성까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는 단연 'AI 에이전트'와 '로봇 기술'이다. 글로벌 ERP 기업 SAP는 업무 자동화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기업 운영의 스마트화를 강조했다. 생성AI 전문 포티투마루는 산업 특화 LLM인 'LLM42'와 함께 기업형 도큐멘트 AI인 'DocuAgent42'를 공개했다. 이는 기업 문서 이해와 생성 업무를 통합하는 AI 솔루션으로, B2B 시장의 요구에 응답하는 중요한 시도다.
크라우드웍스는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Alpy' 플랫폼으로 주목받았고, 페르소나AI는 AICC(지능형 컨택센터) 기반 AI 플랫폼을 통해 고객응대 자동화의 미래를 제시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검색 기반 생성AI 모델인 'RAG-X'와 통합형 생성-추론 모델 'LLM ENT-11'로 기업의 데이터 활용 고도화를 시도한다.
AI 솔루션은 이제 '일 잘하는 직원' 수준을 넘어 조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팀리부뜨의 'askyour.work'는 무역 특화 업무 자동화 플랫폼으로, 실시간 시연을 통해 기업들이 현장에서 도입 효과를 실감하게 한다.
사이냅소프트는 문서 생성부터 분석까지 가능한 '사이냅 어시스턴트'와 '도규애널라이저'를 통해 사무자동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고, 엔에스이의 'VERI'는 협업 중심의 AI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기반 지식 관리와 피드백 기능을 실시간 제공해 기업 협업 문화를 혁신한다.
AI와 로봇의 결합도 눈길을 끌었다. 두산로보틱스는 AI기반의 촬영 로봇, 맥주 서빙 로봇, 핸드드립 커피 로봇을 선보이며 서비스 산업의 미래를 제시했고, 영인모빌리티는 2족/4족 보행 로봇을 통해 정밀 작업 및 보안 경비의 자동화를 선도한다. 특히 마음AI의 '소라(SORA)'는 자체 온디바이스 모델을 내장한 자율형 경비 로봇으로, 로봇과 AI의 결합 가능성을 극대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유통과 물류 분야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쿠팡은 유통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을, 아세테크는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으로 물류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보안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마크애니는 화면 캡처 방지와 워터마크 삽입 기능이 포함된 보안 솔루션을, 원모어시큐리티는 VLM 기반 영상 보안 시스템을 소개했다. 숭실대학교 AI보안연구센터는 딥페이크 탐지 기술을 기반으로 화상회의 보안 솔루션을 전시, 실시간 탐지 능력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양자난수생성(QRNG)을 통해 영상 전송의 보안을 확보한 IP 카메라, 양자컴퓨팅 기반 다중물리 시뮬레이션, 도로 안전 AI, 교육용 영어 AI 플랫폼, SaaS형 계약 관리 시스템 등 창의적인 스타트업 기술도 속속 등장했다.
기술 전시 외에도 대중 참여형 프로그램은 축제의 깊이를 더했다. 로봇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R', 일상 기술을 체험하는 '스마트 데일리 라이프 특별관', AI와의 바둑·오목 대결, 보안 코딩 대회는 어린이부터 전문가까지 전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TechCon'이다. 글로벌 석학과 산업 리더들이 참석한 이 컨퍼런스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기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했다. 기술은 기술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산업과 연결되고, 사회와 이어지며, 결국 인간의 삶을 바꾸는 도구가 된다.
'AI&빅데이터쇼 2025'는 그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기술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기술을 통해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 이 현장은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