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미래’를 쓰다 – 메타의 스마트 안경 전략과 기술의 전환점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수퍼노바’ 프로젝트, 안경을 스마트하게 다시 쓰다
2025년, 메타는 다시 한번 눈을 사로잡는 디지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수퍼노바(Supernova)’라는 코드명으로 진행 중인 메타의 신형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는 단순한 웨어러블 기술의 확장이 아니다. 이는 눈앞에서 정보를 투사하고, 손목에서 조작하며, 주머니 없이도 AI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첫 번째 제품은 이미 시판 중인 레이밴(Ray-Ban) 스마트 안경의 해외 시장 확대다. 메타는 미국과 영국 외 국가로 보급을 넓히며, 일상 속 자연스러운 웨어러블 사용을 유도하려 한다. 눈에 띄지 않게 착용할 수 있는 이 안경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패션과 기능을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디바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오클리와 손잡은 ‘수퍼노바2’ – 고글에 기술을 더하다
메타의 두 번째 제품은 레이밴과는 성격이 다르다. ‘수퍼노바2’로 불리는 이 제품은 메타의 파트너 룩소티카(Luxottica)의 브랜드인 오클리(Oakley) 와 협업한 고글형 스마트 안경이다. 특히 ‘스페라(Sphaera)’라는 사이클링 고글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이 제품은 스포츠웨어와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한 스마트 웨어러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앙에 탑재된 카메라는 라이딩 중에도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기록할 수 있고, 운동 데이터와 경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익스트림 스포츠와 테크를 연결하는 상징적 제품이 될 전망이다.
하이퍼노바 – 눈동자에 정보를 띄우는 기술의 진화
세 번째 제품은 더욱 진화한 형태다. ‘하이퍼노바(Hypernova)’라는 코드명의 이 스마트 안경은 디스플레이를 오른쪽 렌즈 하단에 직접 내장했다. 사용자는 이 작은 화면을 통해 알림을 확인하고, 앱을 실행하며, 사진을 보고, AI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전 모델이 촬영과 음악 재생 중심이었다면, 하이퍼노바는 정보 소비의 시각화를 목표로 한다. 무엇보다 가격이 약 1000달러(144만 원) 으로,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술 선도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이는 2027년에 출시될 XR 안경 ‘오라이온(Orion)’의 상용화 전 단계, 시제품적 성격을 가진다.
오라이온과 아르테미스 – 미래를 향한 두 개의 별
‘오라이온(Orion)’은 지난해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미래형 XR 안경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을 한 프레임 안에 통합한 이 안경은 스마트폰 없이도 단독 실행 가능한 올인원 기기다. 하지만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고성능 렌즈의 단가다.
이에 따라 메타는 오라이온의 후속 버전 ‘아르테미스(Artemis)’를 기획 중이다. 아르테미스는 더욱 가볍고 저렴하며, 광학 성능을 유지한 채 착용의 불편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애플 비전프로와 같은 고가 헤드셋이 놓치고 있는 ‘일상 속 XR 경험’을 메타가 차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퍽’과 ‘시러스’ – 손목으로 안경을 조종하다
메타는 스마트 안경의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퍽(Puck)’이라는 손바닥 크기의 무선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없이도 안경에서 AI와 소통하고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경과 퍽은 블루투스로 연결되며, 이는 스마트폰이 아닌 ‘웨어러블 중심’의 정보 흐름 구조를 만드는 핵심 장치가 된다.
또한 ‘시러스(Ceres)’라는 손목 밴드는 제스처 인식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손가락을 튕기거나 미세한 움직임으로 안경의 화면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단순한 UI의 확장이 아니라, 시각 중심 인터페이스에서 촉각 기반 인터페이스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결론: ‘안경’이라는 일상 위에, 미래를 입히다
메타의 이번 전략은 단순한 기기 출시가 아니다. 이는 ‘휴대폰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정보 소비 구조의 재편이다. 스마트폰이 손 안의 컴퓨터였다면, 메타의 스마트 안경은 ‘눈앞의 정보 허브’ 를 지향한다. 기존 기업들이 스마트폰과의 연동 중심으로 기기를 설계하는 반면, 메타는 웨어러블 자체를 정보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2025년은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안경’이 드디어 본격적인 소비 시장에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메타의 ‘수퍼노바’, ‘하이퍼노바’, 그리고 오라이온 이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일상이 어떻게 바뀔지, 그 변화는 이미 우리 눈앞에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