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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AI로 여는 대한민국의 미래

엣지AI로 여는 대한민국의 미래

기술 강국을 향한 전략적 도약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버지니아대학교 이현우 교수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단연 '엣지AI(Edge AI)'입니다. 엣지AI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기 자체, 즉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IoT 센서 등 현장 장비에서 AI 모델이 직접 구동되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합니다. 이 기술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연 없는 응답과 강력한 보안, 그리고 비용 절감이라는 강점을 동시에 갖고 있어 AI 기술 발전의 다음 단계로 여겨집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이러한 엣지AI 기술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엣지AI의 가장 큰 매력은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서 즉시 데이터를 분석하고 반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 급정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중앙 서버로 신호를 보내 분석을 기다리기보다, 차량 내부의 AI가 즉각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또, 환자의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헬스케어 현장에서도, 엣지AI는 생명을 살리는 민첩한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엣지AI는 미래 산업의 기반이자, 국가 안전과 국민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기술입니다.


이러한 엣지AI의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 사례가 바로 '페르소나AI(Persona AI)'입니다. 이 기업은 2025년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국내 AI 기술의 저력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페르소나AI는 오프라인에서도 구동 가능한 초경량 언어모델(sLLM)을 탑재한 스마트 학습 솔루션을 개발해,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AI 기반 교육 콘텐츠를 학습자 맞춤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교육의 접근성과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기술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AI 기술이 인류의 교육 문제까지 해결하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 것입니다.


앞으로 AI 기술의 발전 방향은 클라우드와 엣지AI의 유기적 융합입니다.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훈련은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되, 사용과 추론은 엣지에서 실현되는 구조가 이상적입니다. 이로 인해 데이터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사용자는 빠르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애플의 M 시리즈 칩,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 PC가 이러한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엣지AI 플랫폼이 글로벌 기술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이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국가 차원의 전략 정립이 절실합니다.


이제 우리는 '기술이 곧 정책'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첫째, 정부는 엣지AI 관련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는 기술개발, 윤리기준, 산업적 응용까지 포괄하는 종합계획이 되어야 하며,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안전성, 알고리즘의 공정성 등을 담은 윤리규범 정립이 필수적입니다. 둘째, 스마트 제조, 자율주행,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등 엣지AI가 실효성 있게 활용될 수 있는 산업 현장에 실증 테스트베드를 조성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기술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셋째, 경량화된 AI 모델 개발과 엣지 기기에 최적화된 알고리즘 연구를 위한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과 교육기관의 역할도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넷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엣지AI 분야에서 창의적인 실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창업지원금, 기술상용화 기금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특히 AI 특화 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하여, 기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초기 기업들이 자본과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 협력 또한 중요합니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주요 기술 선도국과의 기술 교류와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하여, 국내 기술의 글로벌 확산 기반을 다져야 하며, 동시에 한국 기술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비전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정책 실행 능력을 겸비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정창덕 총장은 AI 기술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으며, 교육, 산업, 외교 각 분야에서 실무를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전략의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가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엣지AI 기반의 교육 혁신과 기술 기반 국가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 AI와 교육, 산업이 삼위일체로 작동하는 혁신적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엣지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 국민의 일상과 산업 전반을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입니다. AI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흐름을 능동적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엣지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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