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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엣지에서 시작된 브라우저 혁명

#AI 산업혁명

"AI 엣지에서 시작된 브라우저 혁명

MS ‘코파일럿 모드’의 미래"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1. 새로운 브라우저의 진화, 엣지가 다시 움직이다


2025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웹 브라우저 엣지(Edge)에 AI 기능을 심화시킨 ‘코파일럿 모드(Copilot Mode)’를 도입하면서 웹 탐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언했다. 단순한 인터페이스 개선이 아니라, 이는 브라우저 자체를 지능형 에이전트로 진화시키는 포석이다. 브라우저가 단순한 정보 관문을 넘어, 이제는 사용자의 목적을 예측하고 행동을 보조하며, 일상적 작업까지 대신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브라우저 시장에서 단순히 ‘검색’이라는 본질을 넘어, ‘참여와 대행’이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와 퍼플렉시티의 코멧(Comet)이 시도하는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으며, 웹 탐색의 중심축이 AI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2. ‘코파일럿 모드’의 실체: 브라우저 안의 조력자


코파일럿 모드는 사용자가 웹을 탐색하는 동안 AI가 자연스럽게 개입해 목적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돕는 기능이다. 이 모드는 설정을 통해 수동으로 활성화할 수 있으며, 윈도우 사용자뿐 아니라 맥 사용자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사용자는 새 탭 페이지에서 코파일럿 챗봇과 대화하거나, 실시간으로 웹페이지를 분석하며 필요한 정보를 직접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리 레시피를 찾는 사용자에게 AI가 비건 대체 재료를 제안하거나, 긴 설명을 요약해주는 식이다. 기존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직접 컨텍스트를 이해하고 요약과 대체, 비교, 정리 등의 역할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검색이 아닌 ‘의도 기반 탐색(Intent-Based Navigation)’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3. 코파일럿은 개인 비서다: 일상 작업의 자동화


코파일럿 모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일상 업무 수행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약속 예약, 쇼핑 리스트 정리, 콘텐츠 초안 작성, 이메일 요약 등 단순 반복 작업을 AI가 처리함으로써 사용자는 더욱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음성 명령 기능이 포함되어 사용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는 브라우저가 단순한 검색 도구를 넘어, ‘개인 비서’의 역할을 하는 변화로 해석된다.

또한, 여러 탭을 동시에 분석해 제품 가격을 비교하거나, 항공권 가격을 조사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사용자의 정보 탐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이전에는 수작업으로 해야 했던 정보를, 이제는 AI가 능동적으로 수집, 정리, 비교, 요약해주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소비자의 결정 과정에서 AI가 중요한 ‘의사결정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4. 프라이버시와 투명성: MS의 전략적 배려


MS는 이 코파일럿 기능을 실험적 단계로 도입하면서도,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브라우징 데이터에 접근할 때는 사용자에게 명확한 시각적 알림을 제공하며, 기능은 언제든 설정에서 끌 수 있다. 이러한 설계는 구글 크롬의 자동 수집 기능에 대한 우려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기능은 현재 사용량 제한이 있으며, 향후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브라우저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브라우저는 더 이상 무료 플랫폼이 아닌, AI 기반 생산성과 창의성을 제공하는 고급 유료 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5. AI 브라우저 전쟁의 서막: ‘코파일럿 vs 제미나이 vs 코멧’


현재 코파일럿 모드는 구글의 ‘제미나이’ 실험 기능과 퍼플렉시티의 AI 브라우저 ‘코멧’ 사이에 위치한 중간 형태로 평가받는다. 제미나이는 웹 콘텐츠를 분석해 주제 요약이나 문서 보조 기능을 수행하며, 코멧은 본격적인 AI 브라우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S의 엣지가 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AI 브라우저 시장은 세 갈래로 뻗어나가고 있다.

결국 이 싸움의 핵심은 ‘누가 사용자의 목적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도와주는가’에 있다. 사용자 경험(UX)에서의 직관성, 응답속도, 정확성, 그리고 프라이버시 보호의 균형이 관건이다. 또한, 코파일럿이 향후 엣지 전체에 기본 탑재되어 윈도우와 시너지를 낼 경우, 브라우저의 주도권은 다시 MS로 기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론

브라우저의 재정의, AI가 길을 안내하다


엣지의 코파일럿 모드는 단지 기능 하나의 추가가 아니다. 그것은 브라우저의 정체성을 바꾸는 사건이다. 이제 웹 브라우저는 더 이상 정적이거나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다. AI라는 두뇌를 장착한 ‘실시간 조력자’이며,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를 능동적으로 서포트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MS는 코파일럿 모드를 통해 웹 탐색의 미래를 제시했다. 이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곧 브라우저는 개인화된 AI 조력자로 자리 잡아, 우리의 웹 환경을 보다 편리하고 지능적으로 만들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단순한 업데이트가 아니라, 브라우저 진화의 결정적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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