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트럭
이현우
길모퉁이 힘들게 서 있는 늙은 짐승
얼마나 고단했으면 꾸벅꾸벅 졸고 있네
모진 세월 겪었던 주름살 새겨놓은
잊을 수 없는 서글픈 흔적
얼마나 참고 참아야만 했을까
매일 매일 넘어야 했던 오르막길
무겁다고, 힘들다고 쉴 수도 없었네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무게이지만
꾹꾹 눌러 쓸어 담은 산더미 같은 고통
눈물 쑥 빼며 달려온 험난한 인생,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네
편히 쉴 수도 없었다네
온몸 부서져라 숨가쁘게
헉헉거리며 달려온 모진 세월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삐그덕 삐그덕거리는 힘 없는 다리
흉터 가득한 가난한 몸뚱아리
덜덜거리며 달리는 고독한 심장
옛날보다 못하다고 투덜대는
슬픈 잔소리뿐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