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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기

         
          텃밭가꾸기


             

             이현우



지나가다 웃는다

곡괭이삼촌 호미이모 깔깔거리며

설렁설렁 어설픈 농사꾼

고구마 심는 한심한 모습에


귀한 정성 새겨 놓은 고운 임

자식 키우듯 탐스러운 과일

파릇파릇 야채 내어놓으셨다

한 바구니 가득가득


알뜰한 사랑 심는다

깊게 고랑을 파는 어설픈 아빠

돌맹이는 골라내는 신난 막둥이

조로록 조로록 물주기 둘째딸

마무리 심기 야무진 큰 딸

한 고랑, 두 고랑


참았던 눈물 핑그르르 돈다

고운 임 귀한 정성 깨달아져

한 동안 먹먹하게


무심히 바라본다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

꿈꾸듯 지난 기억 거닐며


새까맣게 몰려온다

빈 하늘에 뭉개뭉개

야속하게 다가오는 먹장구름


한 방울 뚜둑

두 방울 뚜둑 뚜둑

우두두 두둑둑 두두두두두

지나가는 얄미운 훼방꾼


애가타는 바쁜 들녘

한바탕, 쏟아지려나

무심한 여인같은 소나기





휴일이라 아이들과 텃밭에서 고구마 심었네요

살림밑천 큰 딸은 열심히 둘째,막내는 벌레잡기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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