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가꾸기
이현우
지나가다 웃는다
곡괭이삼촌 호미이모 깔깔거리며
설렁설렁 어설픈 농사꾼
고구마 심는 한심한 모습에
귀한 정성 새겨 놓은 고운 임
자식 키우듯 탐스러운 과일
파릇파릇 야채 내어놓으셨다
한 바구니 가득가득
알뜰한 사랑 심는다
깊게 고랑을 파는 어설픈 아빠
돌맹이는 골라내는 신난 막둥이
조로록 조로록 물주기 둘째딸
마무리 심기 야무진 큰 딸
한 고랑, 두 고랑
참았던 눈물 핑그르르 돈다
고운 임 귀한 정성 깨달아져
한 동안 먹먹하게
무심히 바라본다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
꿈꾸듯 지난 기억 거닐며
새까맣게 몰려온다
빈 하늘에 뭉개뭉개
야속하게 다가오는 먹장구름
한 방울 뚜둑
두 방울 뚜둑 뚜둑
우두두 두둑둑 두두두두두
지나가는 얄미운 훼방꾼
애가타는 바쁜 들녘
한바탕, 쏟아지려나
무심한 여인같은 소나기
★휴일이라 아이들과 텃밭에서 고구마 심었네요
살림밑천 큰 딸은 열심히 둘째,막내는 벌레잡기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