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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서평가의 글에 빠져

#어느 서평가의 글에  빠져


        

           이현우



고민 고민하며 도자기 빚듯

만들어낸  자식 같은 애틋한 시

언제 끝이 날 것인가 몰라 애쓰며

힘들게 써 내려간 원고지 뭉치 사이로

시꺼멓게 물들어 버린 손가락 닮은 실험소설


쓰윽,

한 줄의 서평이 겁나게 달린다

어떻게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가?

보이는 문학적 기교와 작품성 좋은가

역사적, 시대적 배경 무엇인가


하나하나

발가벗기고 생물실 청개구리 해부하듯

빨랫줄에 걸어 툴툴 전시한다


어느 유명한 서평가의 글 속에

"프랑스는 권태, 영국은 우울

러시아는 광기를 발명했다"라고 말했다


놀랍고 감동스러운 표현에 기가 막힌다,

어떻게 해야 좋은 글쟁이 될까?

놀라운 감각에 앞이 깜깜하다,  

서평가들이 시시한 내 글을 본다면...

뻔뻔하고 소심한 초보 시인

한 줄의 서평에  하루 종일 기쁘고

때론, 슬프기도 하다


얄팍한 명예욕 사로잡혀서 일게다

아니면, 무엇 때문일까

현실에 대한 상실감에서 오는

미래에 대한 막막한 기대감 아닐까


잠도 오지 않는 깊고 푸른 밤

겸손하게 글을 쓰자고 결심한

무명작가의 맥 빠진 삶의 넋두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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