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그네


이현우


떠나는 너의 뒷모습에

뒹그르르 동그르르 가로수 길을 걷는다


마지막 날이 오면 아무 약속도 없이

손 흔들며 가야만 될 운명인지도 모른다


서로 같이 길 가다가 갈맷길 돌아서면

헤어져야 하는 쓸쓸한 혼자 떠나야 하는 길


뭐 그리 잘난 것도 없는데 내세웠던 자존심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밤들...


너의 바람 다하는 날에

무거운 물질의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러운 고운 모습도

모두 벗어두고 가야만 하는 것이다


왜 그리 사랑하지 못했는지

아니 더 베풀지 못했는지


천년을 살면 그리 살까?

만년을 살면 그리 할까?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홀로 남겨두고 가야만 하는


떨어지는 고독은 알고 있는

공연 마친 무대 위를 말없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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