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이현우
윙, 윙 윙 윙 취~취
윙, 윙 윙 윙 취~ 취
아무리 퍼부어도 어쩔 수 없는 듯
매끄러운 피부위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날카로운 송곳으로
부드러운 송유관에 빨대를 꽂는다
부끄럽고 창피하지도 않는지,
뻔뻔스럽게 들러붙어서
자신의 배를 채우는 얄미운 대부업자
내 피를 실컷먹고도
도망도 안 다니고 엥엥거린다
요리 조리 피해다니며
집요한 네놈에게
앗, 따가워
아니 이놈
인정사정 볼것없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회심의 한 방을 날린다, 따닥
무섭게 손바닥으로
결정타를 날려보지만
비웃듯이 유유히 사라지는
얄미운 가미카제 특공대
억울하고 분한 따금한 마음,
무차별공격하는 겁없는 흡혈귀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아니, 이젠 포기해야만 하나
널 피해 어떻게 잠을 이룰 수 있단 말인가
후덥지근하고 답답한 깊은 밤
살짝 부어오른 상처 매만지며 분을 삼킨다
잠못들게 하는 얄미운 훼방꾼
한 번 물면 양보없는 잔인한 빨대
방울 방울 피어난 꽃같은 생명들
얼마나 희생해야 한 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