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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jjoo Nov 04. 2020

있을 때 잘해!

나는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가?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본 얘기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말이 그렇게 마음에 다가온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요 며칠 한 희극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 비록 만나본 적은 없지만, 늘 당당하면서도 겸손하고 얼굴에서부터 그 선함이 묻어났던 사람. 자기사랑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줬던 사람. 그랬기에 그녀의 죽음은 딱히 팬도 아닌 내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언제나 밝았기에 더욱더 그렇게 황망히 갈 줄 아무도 몰랐었다. 


몇 년 전, 내가 귀국을 하고 얼마 안 돼서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 하나가 왔었다. 

일본 생활 초기,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외 일어도 할 줄 몰랐던 내가 우연히 인터넷으로 알게 돼 재미난 경험들을 하게 해 줬던 패션 사진작가 아저씨.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이미 40대 중반이었으니 나이 차이도 꽤나 많이 났었다. 그러나 영어를 할 줄 알았던 그분 덕분에 다른 일본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고, 한국에서도 못 만나 본 일본 연예인들도 만나 놀기도 했었다. 

거의 10년이 돼가도록 연락이 없던 그 아저씨가 뜬금없이 연락을 하며 '나 이번에 한국에 가는데 만날 수 있어?'라고 물었다. 반가운 마음에 만나서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그 아저씨가 이렇게 말했다. 

"친구 중 한 명이 정말 어이없이 죽었어. 그러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언제 영원히 이별할지 모르는데 시간이 된다면 만날 수 있을 때 만나두자고.'

그러면서 사진도 한 장 부탁했지만 당시 몰골이 말이 아니라 차마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었다.


Foto from Unsplash


항상 지나서야 후회한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

'그때 조금 더 잘 해줬더라면 ....'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

... ... 이제껏 많은 후회들을 해 왔고, 아마 앞으로도 줄곧 그럴 것이다. 

그런데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잘 지내겠지 하고 지나치는 대신 며칠에 한 번이라도 안부 카톡을 보내는 것, 조금 화나거나 기분 나쁜 말을 들었더라도 바로 무의식적인 대응을 하지 말고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 그 사람이 좋아하는 소소한 것들이 눈에 띈다면 선물해 주는 것. 대부분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별로 힘들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가끔 인터넷에서 이런 글들을 읽는다. 만ㅊ

- 매일 나만 먼저 연락하는 것 같아요.

- 매번 내가 약속을 잡자고 하네요. 

- 실속없는 인간관계 정리했어요. 

 

예전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왜 늘 내가 먼저? 왜 항상 나만?'

그런데 매번 내가 먼저 연락하면 어떤가? 언제나 나만 챙겨주면 어떤가? 그것도 내가 마음이 동해서 한 일이 아니던가? 그래서 상대방이 기뻐하면 된 것이다. 애초에 마음이 움직인 이유는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였지 되돌려 받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었기에.(그런 마음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 상대방이 기뻐하지 않거나 별 반응도 없고 오히려 연락을 꺼려하는 눈치라면 또 어떤가? 그땐 연락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 사람의 사정을 100% 다 알 수는 없다.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간단하다. 


코로나로 사람간의 거리가 더 멀어진 시기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 사랑을 전해보자. 



ⓒ 8 OTTO BY 15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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